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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원조’ 인텔의 재도전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5초

고든 무어 공동창업자 1970년대 개발 시도…스마트워치 칩·완제품 만든다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인텔은 컴퓨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공급하면서 PC 시대를 주름잡았다. 인텔은 그러나 스마트폰에서 스마트워치로 이어지는 모바일 흐름에서는 뒤처졌다. 인텔은 스마트 기기 시장을 따라잡기 위해 모바일 칩은 물론, 직접 스마트워치를 만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텔이 1970년대에 이미 스마트워치를 개발하려고 했다는 사실이 보도돼 눈길을 끈다. 최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은 인텔이 당시 마이크로마 유니버설이라는 시계 회사를 인수해 시각(時刻)을 보여주는 것 이상의 기능을 심어넣으려 했다고 보도했다.

인텔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에 따르면 마이크로마는 업계 최초로 LCD에 시각을 표시하는 시계를 출시했다. 무어는 “기능을 추가해 손목시계를 시계 이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이크로마를 인수했다”고 들려줬다.


‘스마트워치 원조’ 인텔의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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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마이크로마 손목시계는 1978년에 약 300달러에 판매됐다. 가격은 LCD 시계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후 큰 폭 떨어졌다.

인텔의 스마트워치 시도는 진척을 보지 못했다. 손목시계에 기능을 더 집어넣으려면 반도체 칩을 더 작고 강력하게 만들어야 했는데, 당시 기술은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


정보기술(IT) 기기 편의성을 연구하는 제이콥 닐슨은 “손목시계는 크기가 작아 여러 가지 기능을 담기 어려운 제약이 있다”고 말한다. 닐슨은 “어떤 정보를 얻기까지 버튼을 누르거나 메뉴를 이해하는 데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한다면 그 기기는 실패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닐슨은 이제 스마트워치를 구현할 기술에 가까이 다가섰다고 본다. 예컨대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하면 버튼과 터치스크린을 장착하지 않아도 된다. 작은 크기에 똑똑한 기능을 넣을 수 있는 것이다.


IT 생활도 손목시계에 많은 기능이 추가되는 쪽으로 변모했다. 옛날 사람들이 과거에 시계를 보는 것만큼 자주 요즘 사람들은 일기예보를 보고 e메일을 체크하고 휴대전화를 활용하기 때문에, 손목에 부착돼 조회가 편리한 스마트 모바일 기기가 필요한 단계가 됐다는 것이다.


인텔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는 ‘인텔 인사이드’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듯하다. 칩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직접 스마트워치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판매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텔은 최근 ‘입는 컴퓨터’를 개발할 사람들을 영입했다. 나이키에서 퓨얼밴드를 디자인한 스티브 홈즈를 스카웃했다. 또 스포츠용품 전문업체 오클리에서 에어웨이브를 개발한 한즈 모리츠를 합류시켰다.


나이키 퓨얼밴드는 만보계와 시계, 열량 체크 기능을 갖춘 팔찌형 장치다. 하루 활동 기록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연동할 수 있도록 했다. 오클리의 에어웨이브는 단추를 눌러 고글의 디스플레이 장치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한 손목 장비다.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탈 때 속도와 고도, 기온 등을 알려준다.


마이크로마 스마트워치를 개발하려던 1970년대의 시도는 실패했다. 하지만 무어는 그 뒤에도 몇 년 동안 마이크로마 시계를 차고 다니며 “이게 1500만달러짜리야”라고 말하곤 했다. 시계에 날린 돈을 자주 떠올려 다시는 그 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말자고 다짐하는 것이었다.


시대가 변했다. 무어의 다짐과 달리 인텔은 스마트워치에 다시 도전할 참이다. 스마트워치는 규모가 어찌 됐든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앞으로 열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는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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