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급락으로 손실구간 돌입한 ELS 520억..ELS 연계 주가조작 조사 예정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이날 오전 외국계 증권사 CLSA(크레디트리요네) 창구를 통해 쏟아진 KB금융에 대한 매도 주문은 이 증권사를 이용한 투자자 주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급락으로 손실구간에 돌입하게 된 주가연계증권(ELS)이 500억원에 달하는 만큼 향후 주가조작 관련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감원 관계자는 "KB금융 급락과 관련한 정황을 파악한 결과 CLSA를 이용하는 투자자의 주문이었다"며 "ELS 손실구간에 대한 조작 여부와 관련된 내용은 주가조작 담당 부서에 넘겼다"고 밝혔다. 해당 증권사 창구를 이용한 투자자의 주문인 만큼 주문 실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주가조작 관련 조사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KB금융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를 손실구간에 돌입시키기 위해 KB금융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급락으로 새롭게 손실구간에 돌입한 ELS는 약 24개로 발행액 기준 약 519억원 규모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전일 기준 KB금융을 기초자산으로 활용한 스텝다운형 ELS는 공모와 사모를 포함해 총 200개"라면서 "이들의 낙인배리어(손실구간)를 점검한 결과 7월4일 저가인 3만2450원보다 낮고 이날 장중 저가인 3만1100원보다 높은 ELS는 24개로 발행액 기준 519억원 규모였다"고 밝혔다.
이들 ELS의 경우 장초반 대거 쏟아져 나온 매도 주문으로 새롭게 손실구간에 돌입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원금비보장형 스텝다운형 ELS의 경우 통상 기초자산이 손실구간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다만 24개 ELS 대부분의 만기가 내년이고, 올해 만기일을 맞이하는 ELS가 2개 뿐이어서 주가조작 의혹이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손실구간에 돌입해도 만기일 기초자산의 주가에 따라 수익이나 손실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24개의 ELS 중 일부는 이미 그전에 손실구간에 돌입한 것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이 2011년 8월1일 발행한 삼성증권 ELS6005호의 경우 현대중공업과 KB금융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는데, KB금융의 낙인배리어가 3만1500원이어서 이날 낙인배리어 밑으로 떨어진 24개 ELS 중 하나다. 하지만 이 ELS의 경우 다른 기초자산인 현대중공업 주가가 추락하면서 이미 낙인배리어(24만4800원)를 터치했던 종목이다. 결국 24개 ELS가 모두 새롭게 손실구간에 돌입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얘기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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