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직영점 인프라 구축 주역
KT, 영업망 확충 위해 스카우트 관측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KT가 LG유플러스로부터 전격 영입한 김철수 부사장을 놓고 벌어지는 양 사 간 갈등이 심상찮다.
김 부사장을 스카우트한 KT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소송까지 벼르고 있고, KT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여서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갈등의 원인 제공자인 김 부사장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김 부사장은 KT가 최근 신설한 회장 직속 기구인 GPDC(Global Partnership Development & Consulting Business)장을 맡는다. GPDC는 롱텀에볼루션(LTE) 르완다 구축 프로젝트 등 해외합작 파트너와의 전략 컨설팅을 도맡는 조직이다. 하지만 김 부사장의 그간 이력을 보면 KT의 영입 속내가 다른 데 있지 않느냐는 추측을 낳는다.
김 부사장은 LG유플러스에서 영업 실력자로 평가받아왔다. 1998년 8월 LG유플러스로 들어온 그는 올해 3월까지 영업, 마케팅, 유통 브레인으로 활약했다. 특히 LG유플러스 영업의 핵심인 직영점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직영점은 본사인력이 직접 휴대폰을 판매하는 곳으로 본사 지원을 직접 받기 때문에 충성도가 높다. 본사와 계약을 맺어 휴대폰을 판매하는 대리점이나 이통3사의 휴대폰을 다 취급하는 판매점과는 성격이 다르다. LG유플러스가 LTE 시장에서 선전한 것도 직영점 덕분이라는 평가도 있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에 비해 영업망이 취약한 KT가 김 부사장을 영입해 영업망 확충에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 지금은 GPDC장을 맡지만 결국 자신의 전공분야인 영업부문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최근 광대역 주파수를 따냈지만 결국 영업을 잘 해서 판매 실적이 좋아야 한다"며 "당장은 해외합작 파트너를 상대하도록 했지만 곧 영업 지휘를 맡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LG유플러스는 KT가 김 부사장을 영입하자 지난주 KT에 '김철수 자문 영입 행위 중지 요청'과 김 부사장에게 '경쟁사 취업 활동 중단 요청'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퇴직 후 1년 동안 동종 또는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에 고용되거나 그러한 활동에 종사하지 않는다'고 명시된 집행 임원 서약서를 제출했으며 그가 이를 위반했다고 명시했다.
LG유플러스는 11일까지 답변이 없으면 김 부사장에 대해 전직 가처분 신청을 내고 KT에는 영업비밀 침해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KT는 LG유플러스의 법정싸움 선포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KT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김 부사장을 보직해임해놓고 이제와 소송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김 부사장은 LG유플러스 자문이기는 하나 LG유플러스 소속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KT는 LG유플러스의 향후 움직임을 보고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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