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드디어 홍명보호에서 첫 선을 보인 유럽파. 명암은 엇갈렸다. 손흥민과 이청용의 힘찬 비상. 반면 지동원은 고개를 떨어뜨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축구 A대표팀은 6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아이티와의 평가전에서 4-1로 승리했다.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5경기만의 첫 승이자 시원한 소나기골에 의한 대승. 그 속에서 가장 빛난 이도 유럽파였고, 가장 아쉬웠던 이도 유럽파였다.
UP: 홍명보호에서도 '손-세이셔널!'
손흥민이 태극마크를 단 이래 최고의 경기였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해 경기 내내 측면과 중앙을 활발히 오가며 대표팀 공격을 이끌었다. 순간적인 스피드를 활용한 배후 침투가 돋보였고, 주변 동료를 활용한 패스 및 연계플레이도 탁월했다.
전반 21분 선제골은 활약에 방점을 찍었다. 아크 왼쪽 부근에서 하대성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수비수 두 명을 제친 뒤 벼락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탁월한 슈팅 센스와 돌파 능력 등 그의 장점이 시너지를 발휘한 장면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26분 아이티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뚫어낸 뒤, 이근호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까지 제치고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43분 문전 왼발 슈팅이 아쉽게 골키퍼에 막혀 해트트릭은 놓쳤지만, 엄지손가락을 세워주기엔 충분한 경기였다. 당연히 경기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UP: 이청용은 역시 이청용이었다
손흥민이 홍명보호의 '해결사'였다면, 이청용은 '에이스'에 가까웠다.
후반 시작과 함께 고요한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들어선 이청용. 빛을 발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교체 투입 3분 만에 특유 활기찬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 아크 부근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이청용은 재빠르게 페널티 박스 안쪽을 파고 들었고, 뒤늦게 달려든 상대 수비수의 차징 파울을 이끌어냈다. 주심의 주저 없는 페널티킥 선언. 구자철이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이청용은 후반 12분 다시 한 번 번뜩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 세 명을 드리블로 제쳐냈고, 결국 마지막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두 번째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이근호의 깔끔한 마무리. 한국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손흥민의 추가골도 기점은 이청용이었다. 짧은 출전 시간에도 사실상 세 골을 만들어낸 것. 후반 추가 시간 골포스트를 맞춘 슈팅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대표팀 내 포지션 무한경쟁 속에서도 이청용만큼은 '붙박이'란 표현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
DOWN: 지동원, 원톱답지 못했던 원톱
반면 지동원에겐 실망스런 홍명보호 데뷔전이었다. 홍 감독은 투톱이나 제로톱보다 원톱을 선호한다. 그리고 원톱 공격수에게 기대하는 바도 분명하다. 공격의 마침표를 찍는 능력은 기본이다. 최전방에서 폭 넓은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휘젓고, 이를 통해 2선 미드필더들의 득점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지동원의 활약은 분명 기대 이하였다. 전반 10분 문전 터닝슛을 제외하면 최전방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동료의 패스 타이밍에는 자꾸만 엇박자를 냈고, 적극적으로 골을 노리기보다는 2선 아래로 처지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동선은 원톱이라기보다는 미드필더에 가까웠다.이는 손흥민-이근호-고요한 등이 왕성한 활동량으로 만들어낸 공간을 잡아먹는 역효과를 냈다. 결국 홍 감독도 그를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아웃시켰다. 지동원에겐 여러 가지 숙제를 남긴 경기였다.
전성호 기자 spree8@asiae.co.kr
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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