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정부가 10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 발행금리는 4.023%로 달러화 표시 외평채 발행 사상 최저 금리다.
5일 기획재정부는 이날 오전 1시15분(한국시간) 10억달러 규모의 미국 달러화 표시 외평채 10년물을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투자자들에게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발행금리는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에 115bp(1bp=0.01%포인트)가 추가된 4.023%다. 이자지급 시점에 채권 투자자에게 실제 지급하는 표면금리는 3.875%다. 기재부는 외평채 발행 사상 최저 금리로 비교 가능한 여타 채권에 비해서도 낮은 금리로 발행한 것이라면서 외평채 발행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2009년에 발행된 10년물 외평채의 발행금리는 현재보다 323.7bp 높은 7.260%였고, 발행금리가 가장 낮았던 2003년에는 이번보다 28.3bp 높은 4.306%에 외평채가 발행된 바 있다. 우리나라와 국가신용등급이 비슷한 칠레 정부의 채권과 비교하면 17bp 낮고, 수출입은행·산업은행 등 준정부채 유통금리와 비교해도 30bp 낮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이번에 발행한 채권의 규모는 총 10억달러였지만 투자자들의 주문액은 약 50억달러로 5배가량 많은 주문이 몰렸다. 때문에 발행금리가 20bp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자산운용사가 36%를 사들였고, 중앙은행과 국부펀드가 33%를 매입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말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이 AA등급으로 상향조정되면서 우량 투자자 참여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외평채의 성공적인 발행을 통해 국내 민간 기업의 해외채권 발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윤태식 기재부 국제금융과장은 "공기업과 민간기업 등에서 9월 이후에 해외 채권을 발행하려는 수요가 상당히 쌓여 있다"면서 "이번 외평채 발행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채권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면서 민간 해외채권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이후 북한 리스크,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의 위험으로 민간부문의 해외채권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해외채권 발행 수요가 누적돼 있는 상황에서 이번 외평채 발행이 민간 해외채권 발행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제공해 해외 차입비용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외평채는 2009년 4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발행됐다. 지난 6월1일자로 만기가 도래한 10년만기 달러화 표시 10억달러에 대한 차환 성격의 외평채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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