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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시리아 공습' 의회에 핑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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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개입 승인 받겠다” 요청…공격 연기 분석에 중동 증시 급등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시리아 군사개입에 대해 의회의 승인을 요청한 것을 놓고 시리아에서 발을 빼기 위한 수순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1일 중동 주식시장이 급등해 두바이 증시는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의회 승인 요청과 관련해 워싱턴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는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가 나서서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을 막아주길 희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교묘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라고 보도했다.

한 민주당 전략가는 폴리티코에 "오바마 대통령이 군사개입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 분명하다"며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모든 방법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어느 쪽으로 결정되든 반발이 불가피한 사안을 의회에 떠넘기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본다. 뉴욕포스트 칼럼니스트인 마이클 굿윈은 "오바마는 지금 무인도에서 혼잣말을 하면서 절망적으로 비상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며 "그래서 인기 없는 결정의 책임을 의회로 넘겨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의회승인 요청은 군사력 사용에 대한 대통령의 권한을 스스로 내려놓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데이비드 프럼은 CNN에 나와 "군사개입 결정에 대한 책임을 극도로 마비되고 기능이 정지된 의회의 손에 맡겼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1973년 제정한 전쟁권한법을 통해 90일 이내의 전쟁일 경우 사실상 의회의 승인 없이 대통령이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헌법상으로는 의회가 선전포고권을, 대통령은 군을 지휘해 전쟁을 치르는 권한을 지닌다.


의회전문지인 더 힐은 31일 '오바마의 도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앞으로 의회가 대통령의 특정한 군사력 사용에 대해 사사건건 제약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의회는 법률로써 군사력 사용과 관련 시간표를 제약해 대통령에 족쇄를 채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의회 승인 요청 소식에 따라 중동 증시가 급등했다. 미 의회가 개원하는 9일 이전에는 미국의 시리아 공격이 이뤄지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1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2% 급등한 2599.3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폭은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타다울 주가지수도 이날 1.45% 급등 마감했다.


두바이 종합지수는 미국의 시리아 공격이 임박했다는 불안감으로 직전 주 6.6%나 급락했다.


영국에서도 집권 여당인 보수당 소속 국회의원 30명이 시리아 군사 행동에 반대하는 노동당과 입장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두바이 소재 수아(Shuaa) 자산운용의 에이머 칸(Amer Khan) 이사는 "직전 주 급락을 감안하면 이번 급반등의 강도가 놀라운 것은 아니다"며 "미국과 영국의 상황 전개로 직전 주 시리아 상황에 대한 긴박함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백우진·박병희 기자 cobal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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