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은 화학무기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시리아를 공격할 경우 제일 먼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사용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미 최대 90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탑재한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4척과 토마호크 탑재 잠수함 2척을 시리아 근해 지중해에 배치해 놓고 있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명령만 떨어지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엘리트 군 부대 등 수백개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미국 국방정보국에서 일했고 현재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the Washington Institute for Near East Policy) 국방 담당 펠로인 제프리 화이트는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수백기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1차 공격을 예상하며 원하는 만큼의 파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2차 공격도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 해군은 이미 시리아 근해 동지중해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탑재 구축함 그래블리와 배리 등 4척과 최소 2척의 잠수함을 배치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해군에 따르면 이들 함정들은 각각 최대 90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길이 6.25m, 동체 직경 52㎝,총 중량 1.6t인 토마호크 미사일은 재래식 혹은 핵, 자탄을 탑재한 450㎏의 탄두에 사거리 1300~2500㎞를 갖고 있어 시리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탄두에는 재래식이나 핵무기, 자탄을 탑재해 파괴력을 키울 수 있다.
최신형인 블록4 토마호크 미사일은 목표물 상공에서 몇 시간 배회하면서 표적 이미지와 공격피해평가를 지휘부에 송신할 수 있으며 표적 상공에서 새로운 목표물을 입력할 수도 있는 초정밀 무기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언이 생산하는 토마호크 미사일은 1991년 이라크전에서 처음 사용됐다. 이라크전에서 288발이 발사됐다. 미군은 또 2011년 리비아전에서는 현재 시리아 근해에 배치된 배리함 등에서 162발을 발사했다.
미국 워싱턴의 전쟁연구소의 크리스토퍼 하머는 토마호크 미사일은 발사가 쉽고도 빠른 미사일로 빌딩과 항공기 주기장, 관제탑을 파괴하거나 전투기와 트럭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부가 민간인에 대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미국의 우방이자 항공모함과 순항미사일로 무장한 함정을 보유한 프랑스와 영국과 시리아에 대한 제한된 공격을 숙의하고 있다.
미국은 순항미사일로만 시리아 육군의 엘리트 부대에 영속적인 피해를 주기 어렵다고 보고 무인기 드론 폭격과 미 공군의 F-15나 F-16 전투기 혹은 시리아 영공 밖에 있는 미 해군의 F-18나 B-2 스텔스 폭격기도 검토하고 있다.
B-2 스텔스 폭격기는 2011년 대(對)시리아전에서 미국과 영국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한 후 3대가 출격해 개전 첫날 리비아 내 45개 목표물을 공습했다.
B-2 폭격기는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공군기지에서 이륙해 시리아 영공을 침투한 다음 4만파운드급 폭탄이나 500파운급 위성유도 폭탄 80발, 또는 2000파운드급 유도폭탄 16발을 한번에 투하할 수 있다.
미군 등의 공격에 대항하는 시리아군의 전력은 왜소하지만 만만하지는 않다. 시리아 공군은 365대의 전투기와 4700기의 지대공 미사일, 4000발의 견착식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국제전략연구소는 추정하고 있다. 지대공 미사일은 미국 등 서방국가 전투기에는 상당한 위협이 된다.
지상군 투입이나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들은 말했다.
시리아에 대한 제한된 공격은 시리아의 지휘부, 시설과 공화국 수비대와 제4기갑사단 등 엘리트 부대 보급소에 대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리아 제4기갑사단은 약 1300여명의 사망자를 낸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한 부대로 지목되고 있다.
리언 파네타 전 국방장관의 보좌관을 역임한 제러미 배시는 "목표가 아사드 정권을 전복하고 시리아 내전의 역학 변경이라면 순항미사일과 항공무기로는 달성하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아사드를 응징하고 화학무기 추가사용에 대한 억지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 신중하게 목표물을 정한 폭격은 그런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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