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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아마 최강전이 남긴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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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아마 최강전이 남긴 명과 암 2013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고려대 선수단[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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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2013 KB국민카드 프로-아마최강전이 고려대의 우승으로 22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열린 1회 대회 평균 관중은 1780명. 반면 이번 대회는 4721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고려대-상무의 결승전이 열린 잠실학생체육관에는 무려 6072명이 입장했다.

최근 몇 년 간 한국 남자 농구가 이 정도로 큰 관심을 받은 적은 없었다. 이날 가득 찬 관중석을 보며 KBL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에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어느 때보다 보람 있고 즐겁다"라고 웃어보였다.


▲ 농구 인기 회복의 서광

그동안 프로농구의 인기는 져주기 논란, 판정 문제, 동업자 정신을 잊은 듯 한 과격한 행동 등으로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설상가상 지난 시즌 도중 강동희 전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맞았다. 아마추어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농구대잔치와 대학리그의 텅 빈 경기장에서 과거의 영광을 찾기란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회의 흥행은 16년 만의 월드컵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선전과 맞물려 한국 농구 인기 부활의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소득은 '한국 농구가 다시 재미있어 졌다'란 인식을 일반팬들에게 심어준 데 있다. 새로운 스타 발굴이 핵심이다. 몇몇 농구 관계자들은 이번 최강전을 '김민구로 시작해 이종현으로 마무리된 대회'라고 묘사할 정도다.


프로-아마 최강전이 남긴 명과 암 대회기간 내내 압도적 기량을 선보인 이종현(고려대)[사진=정재훈 기자]


고려대 1학년 센터 이종현(206㎝)은 이번 대회가 낳은 최고 스타. 매 경기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고려대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대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까지 차지했다. 특히 울산 모비스와의 준결승에선 27점 21리바운드란 괴물 같은 수치를 남겼다. 호쾌한 앨리웁덩크를 꽂아 넣은 뒤 관중들의 환호를 유도하는 쇼맨십은 '국보 센터' 서장훈의 스무 살 시절을 연상시켰다.


이종현 외에도 '제2의 허재'로 불리는 김민구, 또 다른 괴물 센터 김종규(이상 경희대) 역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아울러 이승현 박재현 문성곤(이상 고려대 ) 두경민(경희대) 허웅 최준용(이상 연세대) 등도 팬들에게 존재감을 심어줬다. 1990년대 농구대잔치 세대 이후 스타 부재에 시달려온 프로농구에겐 '단비'와도 같은 대목이다.


비시즌 기간 팬심을 잡아둘 이벤트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엿보였다. 미국 프로농구(NBA)는 리그 휴식기인 7월경 라스베이거스에서 서머리그를 개최한다. 유망주 혹은 백업 선수들의 리그 적응 및 기량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무대. 아울러 팬들에겐 리그의 미래를 이끌어갈 선수들을 확인할 좋은 기회다.


프로-아마 최강전도 이에 못잖은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대회 시기가 여름으로 굳혀진다면, 10월에 있을 신인 드래프트와 연계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대학 선수들에겐 프로팀의 눈도장을 받을 실전 무대고, 팬들에겐 프로리그 휴식기 동안 농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동시에 새 시즌 혹은 2~3년 뒤 프로에 등장할 신예들을 미리 만나는 자리가 된다. 자연스레 아마추어-프로농구에 대한 흥미도도 나란히 커진다.


▲ 대학팀에 20점 차 대패한 프로팀


성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프로팀의 완승으로 끝난 지난 대회와 달리, 이번엔 오히려 '형님'이 '아우'에게 무릎을 꿇었다. 특히 전주KCC는 경희대에 24점 차, 부산KT는 고려대에 21점 차 대패 수모를 당했다. 결승전 티켓도 모두 아마추어 팀에게 뺏겼다. 그나마 지난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울산 모비스와 정규리그 1위 서울SK가 준결승에 올라 체면치레를 했다.


변명의 여지는 있다. 외국인 선수가 빠졌고, 시즌이 한창인 대학과 달리 프로팀들은 이제 막 몸만들기를 시작한 터였다. 부상 선수도 여럿 있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각 프로팀 감독들이 상무, 고려대, 경희대 등을 우승후보로 꼽았던 이유다.


그렇다해도 프로가 아마추어를 상대로 20점 차 이상의 대패를 당했다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결과 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실망스러웠다. KCC와 KT는 각각 경희대와 고려대를 상대로 단 한 쿼터에서도 20점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고, 노마크 기회에서 에어볼이 나오기도 했다. 공격 템포도 느리고, 단조로운 패턴 플레이를 반복했다.


반면 대학팀들은 속공, 돌파, 과감한 3점슛과 덩크 등을 통해 빠른 공격 전개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승리를 향한 집념과 근성 있는 플레이에서도 분명 프로선수들보다 한 수 위였다. 팬들 사이에서 '대학팀이 프로보다 재밌는 농구를 한다'란 말이 오간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양동근(모비스)이 고려대와의 준결승 전 패배 직후 "프로라고 자존심만 세울 수는 없다"라며 "대학 선수들의 패기 있던 모습이 우리에게는 없었다"라고 한 말은 모든 프로팀들이 새길만한 내용이었다.


프로-아마 최강전이 남긴 명과 암 모비스-경희대 4강전에서 맞붙은 양동근(왼쪽)-김민구(오른쪽)[사진=정재훈 기자]


▲아쉬웠던 판정 시비
이번 대회 내내 끊이지 않았던 잡음이다. 결승전 직후 윤호영(상무)과 8강전이 끝난 뒤 최부영 경희대 감독은 나란히 판정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윤호영은 "선수들은 죽기살기로 뛰었는데, 이슈만 만들려고 하는 건지 너무 답답하고 미칠 것 같다"라며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졌으면 수긍을 하겠는데 그런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다"라고 편파판정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농구를 살리자는 취지는 알겠지만 스포츠잖나"라고 반문 한 뒤 "우리끼리 승부를 봐야지 심판 콜로 승패가 좌지우지돼선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감독은 "프로농구가 아닌 모든 대회는 원래 FIBA(국제농구연맹)룰로 하는 것"이라며 "이 대회에서 왜 KBL룰을 고수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저 대회 흥행이 잘되니 농구인으로서 기분 좋다는 말은 할 수 없다"라며 "정상적 경기를 통해 승패가 갈려야지, 이럴 거면 이 대회를 왜 하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한 갑론을박과 별개로, 핵심은 '판정의 기준과 일관성'이었다. 어느 경기든 일정부분 오심은 피할 수 없다. 다만 선수와 지도자가 심판을 신뢰하지 못하고, 피해의식까지 갖는 상황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는 자칫 대회 존립 여부로도 이어질 수 있는 대목. 향후 KBL룰과 FIBA룰 중 어떤 것을 적용할지에 대한 논의와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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