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의 귀환, 그들의 선택은 '자동차·소재株'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이 여전하지만 글로벌 경기 모멘텀을 등에 업고 이들의 매수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한 대응이 당분간 유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576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직전 4거래일간 일평균 2200억원 가까이 강한 매수세를 보이면서 월간 기준 '사자' 우위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지난 6월 코스피 시장에서 5조원 이상을 대량 인출했지만 지난달 8000억원 가까이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달에 이어 현대차와 기아차를 각각 2128억원, 1557억원어치 사들이는 등 자동차주를 동반 순매수하고 있다. 또 롯데케미칼(1087억원), LG화학(831억원), 고려아연(469억원) 등 소재주로도 '사자'세가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이 유동성 축소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서도 국내증시에서 순매수세를 이어가게 된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 등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가 꼽혔다. 선진증시에는 그간 랠리를 통해 상당부분 반영된 기대감이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충분한 신흥시장으로의 관심 이동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는 22일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로 양적완화 조기축소 가능성이 환기되면 선진국 매크로 지표 호조의 긍정적인 영향이 일정부분 제한될 수 있다"면서도 "글로벌 경기 모멘텀에 따른 신흥국으로의 관심 이동은 코스피의 상승동력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로 선진 및 신흥증시 모두에서 동반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소재(화학·철강)섹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쇼핑시즌 수혜가 기대되는 IT 업종 역시 점차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박세원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6월의 '버냉키 쇼크' 학습효과를 통해 볼 때,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잦아드는 구간까지는 조선, 철강, IT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자동차, 종합상사, 섬유의복 등 외국인의 수급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거나 긍정의 시각이 유지되고 있는 업종이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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