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합리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의 해외진출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최 원장은 19일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보험관련 연합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서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건전성과 수익성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지켜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불요·불급한 규제는 시장의 창의와 혁신을 제한하고, 금융시장의 거래비용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금융산업 성장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원장은 국내 제조업에 비해 금융산업이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시장이 스스로의 혁신을 주도하지 못하는 것'을 꼽았다. 금융산업은 '공공성이 강한 규제산업'이라는 인식이 너무 강해 정부가 주도하고 시장은 따라가는 관행이 지속됐다는 것.
이에 따라 최 원장은 "자산운용과 상품개발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다양한 수익모델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금융회사들도 자발적인 경영혁신 노력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초보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금융회사의 국제화 정도를 감안,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금융회사 국제화를 위해 정부와 감독당국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가시적 성과는 내지 못했다"며 국민은행의 카자흐스탄 BCC 은행 투자실패, 삼성증권의 홍콩 현지법인 투자 실패 등을 예로 들었다.
이와 함께 ▲해외자산 운영비중 및 현지화 수준 등에 대한 권고기준 마련 ▲진출대상 국가 정보 지속적 제공 ▲해외진출 감독업무 프로세스 간소화 ▲해외감독당국과의 네트워크 확대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령화시대 신성장 금융분야인 사적연금과 보험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권위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금감원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금감원이 변하지 않으면 세상이 금감원을 변하게 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직무연수와 윤리교육으로 섬기는 자세를 배양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화두가 된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해서도 금감원이 최선을 다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검사청구제도, 민원사전 인지시스템 구축, 민간단체와 함께하는 소비자보호 등을 언급하며 금융소비자 보호에 힘쓰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최 원장은 대내외 경제환경에 대해서는 유로지역 경기침체·신흥국 실물경기지표 둔화 등으로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위험회피성향이 지속되고 있고, 금융 및 보험관련 규제가 전방위로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금융산업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며 "시대적인 변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과 금융인 모두가 분발·소통·배려의 마음을 갖고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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