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현대기아차 노조가 본격적인 쟁의 수순을 밟는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 12일부터 진행한 쟁의행위찬반투표 결과, 투표자 4만537명 가운데 3만2591명(80.4%)이 찬성해 최종 가결됐다. 기아차 노조가 진행한 쟁의행위찬반투표에서도 2만6393명이 투표에 참여, 이중 2만1551명(70.7%)이 찬성해 최종 가결됐다.
1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노조가 지난 12일부터 진행한 쟁의행위찬반투표에서 두 회사 모두 과반수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10일 동안 조정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파업 수순에 돌입할 수 있다.
노조는 지난주 열린 17차 임금단체협상 교섭에서 기본급 13만498원 인상, 상여금 800%(현 750%) 지급, 퇴직금 누진제 보장, 완전 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대학 미진학 자녀의 취업 지원을 위한 기술취득 지원금(1000만원) 등의 요구안에 대한 회사 측의 일괄 제시안을 요청했다. 그러나 사측이 "차주 협상에서 일괄 제시안을 내 놓겠다"고 답하자 "더 이상의 검토와 논쟁은 불가피하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기아차 노조 역시 같은 날 5차 임금교섭에서 기본급 13만498원과 주간 2교대제 도입에 따른 각종 수당 인상 등을 요구안으로 제시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자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들 노조의 파업이 본격화될 경우 생산차질과 이에 따른 고객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1987년 노조 설립이후 1994년과 2009~2011년 등 네 차례를 제외하고 매년 파업 몸살을 앓아왔다. 누적 생산차질 금액은 13조3730억원을 웃돈다. 특히 3년 무분규 후 첫 파업이었던 지난해에는 총 1조7048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기아차 또한 1991년부터 누적 생산차질이 7조4775억원에 달한다.
앞서 현대차는 이날 오는 16일 올해 단체교섭 재개를 요청하는 공문을 노조에 발송했다. 지난주 교섭결렬 이후 약 일주일 만이다.
회사 측은 공문을 통해 "예년과 다르게 실무협의 단위를 확대(6~10명)함으로써 효율적인 의사접근을 진행하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은 추가적인 논의진행은 중단한 채 일방적으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며 "조정신청, 임시대의원대회, 쟁발결의, 쟁의찬반 투표 등 파업 수순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회사로서는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과거의 소모적인 노사관계로 되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회사 측은 "올해 3~5월 특근거부로 상반기에 8만3030대 생산차질이 발생한 상황에서 또다시 교섭과 관련하여 파업을 진행한다면 그 동안 우리가 품질향상 등으로 이뤄낸 브랜드 이미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화와 협의를 통해 대안을 찾아 불확실한 대외변수에 공동 대처할 것을 촉구했다. 회사 측은 "최근 수입차의 급속한 내수시장 잠식과 국내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하였고 하반기 역시 국내외 경제상황이나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노사간 힘겨루기를 재연하기보다 원만한 조기타결을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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