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 전후해 방한·방중도 검토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년 봄 일본을 방문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을 전후해 한국과 중국 방문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내년 여름 전까지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이 유력하며 내년 봄에 맞춰 일정을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은 일본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오는 10월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춘 방일은 어려울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미ㆍ일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조기 방일을 요청한 바 있다.
방일이 성사되면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후 3번째로 일본을 방문하는 셈이다. 2010년 11월 요코하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참석 이후 약 3년 6개월만의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가질 회담에서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문제 등 중장기 대중(對中) 정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오바마 2기 내각이 외교ㆍ안보ㆍ통상에서 아태 지역을 중시하겠다고 밝힌만큼 적극적인 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ㆍ일 동맹을 아태 지역 전략의 핵심으로 평가해 아베 총리와 동맹 강화를 선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 문제와 한반도 비핵화, 이란 핵개발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할 듯하다.
경제 분야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축으로 미국 주도의 아태 지역 자유무역권 확대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구온난화 대책이나 액화천연가스(LNG)의 대일(對日) 수출 확대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원폭 피해 지역인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으로 현재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미 정부가 3년 가까이 미뤄온 방일을 추진하는 것은 자민당 내각의 압승으로 일본 정치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미ㆍ일 모두 앞으로 3년 동안 선거가 없어 TPP나 대중 전략 등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논의가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주일 대사로 지명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장녀 캐롤라인 케네디가 오는 가을 현지 부임하면 6개월 정도에 걸쳐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을 준비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의 TPP 구상과 방일에 앞서 한ㆍ중ㆍ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의가 막이 올랐다. 한ㆍ중ㆍ일 3국은 30일 베이징에서 FTA 2차 협상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한국ㆍ중국의 시장 개방을 요구하며 10년 안에 상품자유화율(관세 철폐 품목 비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자고 제안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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