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애플이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3·4분기(4~6월) 성적표를 뽑아들었지만 해외 언론들은 향후 애플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뽑은 중국에서 아이폰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보도와 함께 ‘마켓 리더’에서 ‘추종자’가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현지에서 애플의 아이폰이 보다 저가인 삼성전자 제품 등에 밀려 인기를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애플이 중국에서 감전사고와 애프터서비스 논란 등의 악재를 만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제임스 옌 애널리스트는 “출시 이후 100일 동안의 판매 실적으로 볼 때 아이폰5는 이전 모델인 아이폰4S에 비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HTC는 물론이고 화웨이나 샤오미같은 중국 현지 브랜드들도 만만찮은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이동통신사들도 아이폰5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고 향후 출시될 아이폰5S나 아이폰6같은 차기 모델을 기대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케빈 왕 IHS아이서플라이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고가 전략도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이나 로우엔드(저가) 제품군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이유”라면서 “중국에서 아이폰5 16GB는 최소 5000위안(약 91만원) 가격에 팔리며 이는 베이징 근로자의 월 평균 소득보다도 높은 가격”이라고 지적하면서 “애플이 아이폰의 염가판을 내놓았을 때에 비로소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팀 쿡 애플 CEO가 직접 중국 시장 공략의 중요성을 언급했지만, 애플의 3분기 실적에서 중국 매출은 46억달러로 14% 감소했고,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매출도 신통찮았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제품 전략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성공에 자극받아 화면이 더 커진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시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미국 CNN 인터넷판은 디자인컨설턴트 앤드루 메이어의 칼럼을 통해 “애플이 시장을 이끌던 위치에서 추종자(팔로워)가 됐다”며 “지금 애플에 필요한 것은 화면이 커진 제품이 아니라 대담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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