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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일어난 브라질 물가 얼마나 치솟나 봤더니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5초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물가상승으로 브라질의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 물가 상승고에 시달리던 서민들은 7월 초부터 22일까지 반정부 가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락했다. 6월 초 57%에서 6월 말 30%로 반토막 났다.


지표상의 물가상승률도 높지만 체감 물가는 더 높다.

24일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의 6월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7%를 기록했다. 이는 브라질 중앙은행의 관리목표인 4.5%를 훌쩍 넘었다.


이에 따라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8.5%로 0.5%포인트 인상하는 처방전을 내려야 했다. 그렇지만 물가는 여전히 오르고 있고 체감물가 상승률은 훨씬 높다.

NYT에 따르면, 미국에서 614달러인 삼성갤럭시 S4휴대폰를 브라질 경제수도 상파울루에서는 근 두 배나 한다.


애플 아이폰은 뉴욕에서는 8.875%의 판매세를 포함해 924달러에 구입할 수 있지만 상파울루에서는 세금 63.29%를 포함해 1339달러를 줘야 살 수 있다.


브라질 가구 소매상 톡앤스톡(Tok & Stok)에서 유아용 침대는 440달러 이상인데 이는 미국내 이케아 매장의 유사제품에 비해 여섯 배 이상 비싼 것이다. 팸퍼스 물티슈 가격은 미국의 세 배다.


치즈 피자 한판을 사려고 해도 거의 30달러를 줘야 한다고 NYT는 전했다. 토마토와 같은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탓이다.


아파트 임차료는 더 심하다. 리오의 인기지역 임차료는 노르웨이 오슬로보다 더 비싸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브라질 물가상승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꼽힌다. 운송 병목현상으로 상품을 소비자에게까지 전달하는 비용이 많이 든다. 브라질 자국산업을 경쟁에서 보호하려는 보호주의 정책과 상대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에 둔감해진 국민 정서도 한 몫을 한다고 NYT는 전했다.


그렇지만 경제전문가들은 걷기가 수월한 소비세를 소득세보다 더 중시해 기능을 하지 못하는 세금제도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꼬집고 있다.


브라질 정부의 세법 분석을 전문으로 알렉산드레 베르시그나시씨는 “브라질 기업들은 대부분 소비자들에 직접 부과되는 88개의 연방 및 주, 시 정부 세금을 붙들고 씨름하고 있다”면서 “브라질 당국은 매일 46개의 새로운 세금 규정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브라질 시민단체에 따르면, 브라질 사람들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최소 30%의 판매세를 부담하고 있다. NYT는 2014년 월드컵 반대시위를 벌인 브라질 시민들의 사진을 게재하면서 시민들이 입거나 쓰고 마신 생수에 붙은 세금을 소개했다. 셔츠에는 35%, 생수에 45%, 브라질 국기 36%, 종이 38%, 휴대폰 40%, 마스크 44%가 각각 부과된다.


한 상파울루 시민은 토마토와 콩, 바나나 등 식료품을 92달러어치 샀는데 이 중 세금이 25달러인 것을 알고 분노가 폭발했다.


설상가상으로 세법상의 구멍 때문에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등일 휠 정도의 세금을 내고 있지만 고소득층은 탈세를 저지르고 있다. 부자 투자자들은 배당소득 세금을 피하고 비상장 회사의 파트너들은 저율로 과세되고 있다.


그 결과 자동차에서부 셔츠에 이르는 브라질제의 모든 제품은 이 제품을 수입하는 먼 나라에서보다 훨씬 더 비싸다. 폴크스바겐이 상파울루에서 생산하는 에어컨 장착 서브 콤팩트카인 ‘골’의 가격은 세금포함 1만6100 달러로 멕시코에서 팔리는 동일 차종 ‘누에보 골’에 비해 1000달러나 더 비싸다.


물가상승의 부작용은 곳곳에 속출하고 있다. 상파울루 시민들은 하루에 수 천 명씩 기저귀와 컴퓨터모니터 등을 싸게 사려고 이웃 나라로 쇼핑여행을 떠나고 이를 위한 여행사의 맞춤상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 5월 브라질인들이 해외소평이 쓴 돈이 무려 22억 달러에 이르러 헤알의 평가절하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외국 항공사 승무원들은 컴퓨터 등을 몰래 들여와 암시장에 파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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