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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타매매업체 이번엔 시세조종으로 말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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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금융당국 원유 등 가격 장난쳐 부당이익 챙긴 업체 팬더 제재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허위 주문을 무더기로 내는 방식으로 시세를 왜곡시켜 부당이익을 챙긴 초단타매매 투자회사와 트레이더가 미국과 영국의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영국 금융감독청(FCA),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22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시장참여자를 상대로 원유, 콩, 밀, 금리 등의 선물시세를 조작했다며 미국의 고빈도매매(HFT) 투자회사 팬더 에너지 트레이딩과 이 회사 트레이더 마이클 코샤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고 거래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CFTC는 팬더가 고가에 매수하겠다는 주문을 내자마자 취소하는 수법으로 시세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팬더는 먼저 예컨대 서부텍사스산 원유를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비싸게 매도하겠다는 주문을 낸다. 이어 그 가격에 사겠다는 매수 주문을 무더기로 넣는다. 하지만 매수 주문은 체결되기 전에 바로 취소해버린다. 이렇게 시세를 끌어올린 뒤 매도해 이익을 챙겼다. 팬더와 코샤의 시세조종 행위는 2011년 8월부터 10월까지 CME를 통해 이뤄졌다.


CFTC는 팬더와 코샤에 대해 14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이익 가운데 140만달러를 환수하며 1년 동안 거래를 정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FCA는 59만7000파운드(90만3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거래를 6개월 정지시켰다.

CFTC의 데이비드 마이스터 시장감시국장은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합법이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시장을 속이는 행위는 불법이며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CA가 HFT의 불법행위에 대해 제재를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번 제재는 미국에서 도드-프랭크법 적용된 첫 사례다. 2010년 발효된 도드-프랭크법은 CFTC가 금융시장 거래질서를 해치는 행위를 추적할 권한을 확대했다.


HFT는 컴퓨터를 활용해 1초에 수천번에 이르는 빠른 속도로 거래하는 방식이다. 매도와 매수 주문이 사전에 설계한 컴퓨터 알고리즘에 따라 이뤄진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통해 HFT를 구현한다고 볼 수 있다. HFT는 이번 사건에서처럼 불법행위에 악용될 수 있다. 또 시장참여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주문이 한 방향으로 몰리도록 해 시장을 붕괴시킬 수 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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