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제주 성산앞바다에서 어민의 그물에 포획돼 돌고래쇼로 이용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포획 4년, 야생방류 결정 497일만에 제주도 김녕에서 바다로 돌려보내진다.
불법포획된 돌고래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방류시키겠다고 결정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으며 돌고래를 방류하는 것 자체가 아시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포획돼 제주 퍼시픽랜드와 서울대공원에서 생활해온 제돌이가 오는 18일 오후 2시 동료 돌고래 춘삼이와 함께 최종 야생 적응 훈련지인 제주 김녕에서 야생방류된다. 지난 5월11일 서울대공원에서 제주 성산 가두리로 이동한 제돌이는 먼저 훈련하고 있던 춘삼이와 합류했으며 6월26일 제주 성산항에서 김녕으로 옮겨져 야생적응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제돌이 야생방류는 지난 2011년 7월 남방큰돌고래의 불법포획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물자유연대, 핫핑크돌핀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등 동물보호단체의 돌고래쇼 중단과 제돌이의 야생방류 요구로부터 시작됐다. 최종 방류결정은 지난해 3월 12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제돌이 방류결정에 따라 구성된 '제돌이 방류시민위원회'의 주도하에 진행돼 왔다.
시민위원회의 최종방류 결정은 신체검사 등 야생적응에 따른 모든 분야에서 정밀하고 과학적인 검증방법을 통해 내려졌다. 고래연구소를 비롯해 서울대공원, 이화여대, 건국대학교 등 전문연구기관이 참여해 외관 및 물리검사를 비롯해, 혈액검사, 병리검사, 유전학검사 등 건강정밀검사와 놀이행동, 동조행동, 수면휴식, 호흡 수, 잠수비율, 잠수 시간 등 활동력 정밀검사, 먹이선택 다양성, 먹이포획 능력, 살아있는 생먹이 반응, 먹이섭취 후 놀이반응 등 먹이활동 정밀검사 등 모든 종합검사를 벌였고, 기타 방류를 위한 시설 준비와 절차, 기상 점검 등을 통해 최종 방류일자를 최종 확정했다.
또한 현지 적응훈련을 주도해 온 김병엽 제주대학교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들은 지금까지 서울대공원 사육사와 함께 빠른 속도로 적응해 가는 돌고래 야생 적응과정을 밤낮없이 지켜보면서 매우 성공적인 결론을 낙관하고 있다. 김병엽 교수는 "가두리로 이동 후 야생 적응 훈련을 받아 온 돌고래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빠른 속도로 야생 돌고래에서 나타나는 행동과 유사한 행동을 보이며 매우 민첩하게 활어 사냥을 한다"며 "돌고래들은 초음파를 쏴서 먹이를 확인하고 사냥을 하는데 살아 있는 먹이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제돌이가 김녕 가두리에서 최종훈련을 받는 도중에는 8차례에 걸쳐 야생돌고래 무리들이 주변에 나타났는가 하면 이 가운데 3차례는 가두리까지 다가와 제돌이와 교감을 나누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번 제돌이 야생방류는 세계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로 해외의 동물보호 비정부기구(NGO)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제인구달’은 두 차례에 걸쳐 제돌이이야기관을 찾아 제돌이의 성공방류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나오미 로즈 국제포경위원회(IWC) 과학위원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지는 제돌이의 방류는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일”이며 “한국은 제돌이 방류를 계기로 해양생물 보호에 있어 국제적인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환경시민단체들도 이번 방류가 생태선진국으로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 놓았다. 동물자유연대의 조희경 대표는 “돌고래를 본래의 자리에 돌려 보내는 것은 우리 사회가 생태의 가치인식을 되돌아 본 진정한 의미의 교육적인 사건이며 특히 돌고래는 자아를 의식하는 동물이기에 인간의 생존과 직접적으로 관계되지 않는 한 동물의 이용을 최소화 시켜야 하는 것이 인간이 지녀야 할 면모이기에 이번 돌고래를 바다로 보내는 것이야 말로 우리 사회가 참 큰 의미를 되돌아 본 기회였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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