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민주당 김현·진선미 의원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특별위원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새누리당이 국정원 국조의 정상화 조건을 내건 두 의원의 배제 요구가 받아들이면서 2주째 공전을 거듭하던 '국정원 국정조사'가 정상화가 될 지 주목되고 있다.
김현·진선미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당 후사를 위해 백의종군을 하겠다며 밝혔다. 김 의원은 "국정조사가 새누리당의 발목잡기에서 벗어나 순행하길 바라는 충정에 사퇴한다"면서 "나라를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사퇴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려가던 김 의원은 순간 감정이 북받친듯 울먹거리기도 했다.
진 의원도 성철 스님의 문구를 인용해 "용맹 가운데 가장 큰 용명은 옳고도 지는 것"이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사퇴의 변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새누리당이 떼쓰는 것을 사탕으로 달래드리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특위위원직을 내려놓은 두 의원은 2선에서 국조 지원군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직함만 내려놓을 뿐 "이라며 "모든 회의에 빠짐없이 참석할 것이며 새롭게 밝혀지는 사실을 신속하게 전해드리겠다"고 했고, 진 의원도 "새로운 시작"이라고 의지를 나타냈다. 향후 김 의원은 국정원 특위 대변인으로, 진 의원은 국정원 국조 홍보 지원단장으로 활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까지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두 의원은 자신들의 위원 제척 여부를 두고 당내 의견 충돌이 계파 갈등으로 비쳐지자 자진사퇴 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두 의원이 지난 15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논의 결과에 불복하고 사퇴 불가 의사를 밝힌 지 이틀만에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김한길 대표는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로서 두분의 결단이 안타까지만 고맙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정원 국조도 중요하지만 국정원 대선 개입을 밝혀내는데 가장 공로가 큰 김현 진선미 의원을 국조특위에서 빠지라고 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새누리당의 트집이 걸림돌이 돼 헛바퀴를 도는 것이 안타깝고 울분을 감출 수 없다"면서 "두 의원의 자기 희생적 결단과 헌신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앞서 새누리당은 국정원 여직원 인권 유린 문제로 고발된 두 의원의 특위 위원 배제를 하지않으면 국정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새누리당이 국조 정상화 조건으로 내건 두 의원의 사퇴가 이뤄지면서 여야간사인 권성동 정청래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30분에 회동을 갖고 국정조사 정상화 수순을 밝기로 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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