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로부터 더 강한 규제 받게 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금융 규제 당국이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과 GE 캐피탈을 시스템상 중요한 금융회사(SIFI)에 포함시켰다고 USA투데이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향후 AIG와 GE 캐피탈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통화감독청(OCC)의 더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된다. 일례로 JP모건 체이스처럼 시스템상 중요한 은행들은 매년 FRB의 스트레스 테스트(자본건전성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를 통과해야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의 자본지출 계획을 승인받을 수 있다.
이날 금융서비스감시위원회(FSOC)는 지난 8일 표결을 통해 만장일치로 AIG와 GE 캐피탈을 시스템상 중요한 금융사로 지정했다고 9일 밝혔다. 비은행권 금융사 중에서는 AIG와 GE 캐피탈이 처음으로 시스템상 중요한 금융사로 지정됐다. FSOC는 애초 프루덴셜 파이낸셜도 시스템상 중요한 금융사로 통보했으나 프루덴셜이 지난주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 일단 최종 결정이 보류됐다.
FSOC는 금융위기 후 볼커 룰에 의해 설리됐으며 제이컵 루 재무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루는 "FSOC가 미국의 금융 시스템과 경제를 위기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AIG는 성명을 통해 시스템상 중요 금융사로 지정된 것에 동의하지 않지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GE 캐피탈은 이런 결정이 내려질 것에 대비해왔다고 밝혔다. GE 캐피탈은 우리는 탄탄한 자본과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FRB의 감독을 받고 있다며 FSOC의 이번 결정은 물론 FRB와 함께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FSOC는 보고서를 통해 AIG의 생명보험과 연금투자 상품이 보험 계약자들이 조기에 계약을 해지하면 쉽게 타격을 입을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조기 보험 계약 해지가 있을 경우 AIG가 보유하고 채권을 대규모로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며 이는 금융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GE 캐피탈은 기업어음(CP) 시장의 큰 손이라는 측면이 고려됐다. CP는 기업들이 단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어음이다. CP는 단기 자금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머니마켓펀드(MMF)의 주된 투자 대상이기도 하다. GE 캐피탈이 어려워질 경우 단기 자금시장이 경색될 위험이 있는 것이다.
FSOC는 GE 캐피탈 중소형 기업들의 신용 공급자이기 때문에 GE 캐피탈이 어려움에 빠질 경우 중소 기업들이 타격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장 관계자들은 메트라이프도 수 개월 내에 시스템상 중요한 금융회사로 지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메트라이프의 자산 규모는 프루덴셜보다 많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