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리스크관리는 생명보험의 핵심입니다. 앞으로는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성장하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을 비롯해 로버트 벤모시 AIG 최고경영자는 17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세계보험협회 연차총회에서 생명보험산업의 미래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열린 토론 세션에서 “글로벌 보험산업의 미래는 보험사들이 인구구조 변화와 거시경제 침체라는 경영환경 변화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중장기적인 보험수요 변화에 보험사들이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장의 중심축이 기업이나 개인으로 옮겨가면서 사회보장에서 차지하는 민간보험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금리, 역마진 상황 극복방안에 대해서는 “과거 고금리상품을 많이 판매했던 국내 보험사들의 경우 부채 코스트가 높아 자산 부문의 수익률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자산부문 뿐만 아니라 저금리 상황에 맞도록 부채의 금리구조를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보생명을 예로 들면서 2003년 부채코스트는 7% 이상이었는데, 역마진 때문에 낮추려고 노력해도 5.64%로 소폭 떨어지는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일즈관점보다는 자산부채종합관리(ALM)관점에서, 시장점유율 확대보다는 손익과 리스크관리 관점에서 일관되게 부채의 금리구조를 개선해왔다”고 말했다.
로버트 벤모시 AIG 최고경영자는 "영업 보다는 위험 관리가 우선"이라면서 "글로벌 비즈니스에 있어 각국별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재보험과 자본 활용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원하는 한국 보험사들에 대해 그는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메트라이프 같은 보험사는 1930년대부터 30~40년을 내다보고 사업을 추진한 만큼 한국 보험사들도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로버트 벤모시 AIG 최고경영자, 마크 터커 AIA홍콩 최고경영자, 루드거 아놀더슨 뮌헨리 이사회 임원 등이 참석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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