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BMW가 다이내믹하고 아우디가 모던한 디테일을 갖추고 있다면 벤츠는 이들 모두의 밸런스를 중요시한다. 좀 더 젊고 다이내믹한 벤츠 E클래스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 같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미국 어드밴스드디자인 스튜디오를 이끄는 한국계 디자이너 이일환(휴버트 리) 총괄디렉터는 24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더 뉴 E클래스' 출시행사에서 "기존 E클래스의 우아함과 럭셔리함을 유지하면서 젊고 스포티한 면을 더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4년 만에 선보인 E클래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E클래스'는 올 초 디트로이트모터쇼 등에서 공개된 후 약 6개월 만에 한국시장에 출시됐다.
전 세계적으로 1300만대나 팔린 E클래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다는 이일환 디자이너는 가장 많은 변화를 준 부분으로 헤드램프를 꼽았다. 그는 "트윈 헤드램프의 전통을 이어왔으나 이번에는 싱글 헤드램프를 사용했다"며 "내부에서 반대가 있기도 했지만 더 신선하고 모던해지는 효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 디자이너는 2002년 메르세데스-벤츠 입사 후 현재 미국에 위치한 벤츠 어드밴스드 디자인 스튜디오를 총괄하고 있다. 동양인 최초이자 벤츠 역대 최연소 센터장이다. 종전의 히트를 기록한 4도어 럭셔리 쿠페 CLS와 지난해 5월 출시된 중형 SUV M클래스를 디자인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번 '더 뉴 E클래스' 디자인을 총괄하는 작업에도 관여했다.
그는 "'더 뉴 E클래스'의 디자인은 특정인 1인에 의한 게 아니라 팀워크에서 나온 결과"라며 "기존의 장점을 유지하며 새로운 면을 더하는 데 성공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 디자이너는 디자인 철학으로 "감각적 순수미를 추구하고 있다"며 "10세대 E클래스 역시 감각적 순수미를 통해 격이 다른 모던함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힘든 부분으로는 "스케치의 테마, 선을 자유롭게 추구하고 싶지만 기술적 한계가 만났을 때"라고 답했다.
그는 "BMW, 아우디 등과 비교했을 때 벤츠는 우아함과 럭셔리함, 스포티함을 함께 갖추고 있다"며 "아우디가 디테일의 모던함이 있고 BMW가 다이내믹하다면 벤츠는 밸런스"라고 꼽았다.
이어 최근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이유로 "세대 흐름이라고 본다. 한국 디자이너들의 수가 많이 늘어났다"면서도 "수보다는 리더십 포지션으로 올라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랜드 디자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한국 디자이너가 많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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