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미-EU 자유무역협정(FTA) 논의에서 영화 등 문화산업 분야를 논의 이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회원국 무역장관들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12시간에 걸친 회의를 열어 미국과의 FTA 협상 범위에서 영화와 TV프로그램, 음악 등 문화분야를 제외해야 한다는 프랑스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를 포함한 EU 27개국 모두 협상 시작에 필요한 권한 위임에 동의하면서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들을 대표해 미국과의 FTA 협상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프랑스는 FTA 협상에서 문화 이슈를 제외하지 않을 경우 미- EU FTA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었다. FTA를 통해 프랑스 문화산업이 개방되면 미국 할리우드 영화 등 강력한 문화산업으로부터 유럽의 고유 문화가 침범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찬성으로 오는 17∼18일 북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기간 미-EU FTA 협상개시 선언이 이뤄질 전망이다.
카렐 데 휘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EU 집행위원회가 미국과의 FTA 협상 작업을 시작 할 수 있도록 '녹색불'이 켜져서 기쁘다"면서 "다만, 이번 합의가 최종 결과는 아니며 미국 측 의견을 들어본 뒤 추가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EU 집행위는 미-EU FTA가 성사될 경우 미국과 유럽에 각각 연간 1000억달러 이상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유럽에 40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돼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실업률을 낮출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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