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도 고생한 무릎부상부터 허리, 발목, 엘보 등 아마추어도 조심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다음 주에는 중부지방을 기점으로 때 이른 장마가 시작된다는 기상청 예보다.
바로 요즈음이 골프에서는 부상자가 속출하는 시기다. 프로골퍼들은 상반기 강행군에 체력이 떨어지고, 아마추어골퍼 역시 이때쯤이면 몸 구석구석에 고장이 날 수 있다. 매주 대회가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풀시드권자들이 출전 경기 수를 조절해 컨디션을 조절하는 까닭이다. 프로선수는 물론 아마추어골퍼들까지 조심해야 할 '골프부상'의 모든 것이다.
▲ 프로골퍼는 '무릎과 허리'=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오랫동안 왼쪽 무릎과 아킬레스건 부상을 달고 다녔다. 무릎 수술도 여러 차례 했다. 2008년 US오픈에서는 4라운드 직후 연장전 18홀에 서든데스 1홀까지 무려 19홀을 더해 '91홀 사투' 끝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지만 무릎 재수술과 무려 8개월간의 공백이라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기도 했다.
4월 마스터스 직후 무릎 수술을 한 뒤 두 달 만에 가진 '복귀전'에서의 후유증은 결과적으로 우즈가 '스윙교정'을 결심하는 동기가 됐다. 무릎에 과도한 힘을 싣는 스윙을 보다 컴팩트한 쪽으로 변신하는 필요성이다. 2009년 '섹스스캔들' 이후에도 무릎 부상으로 여러 차례 기권하는 등 부활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에는 다행히 코치 션 폴리와 만든 새 스윙을 완성해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우즈와 쌍벽을 이뤘던 데이비드 듀발(미국)은 골프부상 때문에 슬럼프에 빠진 대표적인 케이스다. 1997년부터 3년 동안 11승을 쓸어 담은 당대 최고의 스타였다. 하지만 2001년 브리티시오픈 정상에 오른 뒤 등에서 허리로 이어지는 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걸어 지금은 초청을 받아 간간히 투어에 등장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선수로 전락했다.
'흑진주' 비제이 싱(피지)은 얼마 전 약물 파문까지 겪었다. 부상 때문에 복용한 녹용스프레이에 금지 약물이 포함됐다는 논란이다. 결국 무혐의 판정을 받았지만 이렇다 할 성적은 올리지 못하고 있다. 2008년 PGA투어 '플레이오프' 페덱스컵 우승으로 '1000만 달러의 잭팟'까지 터뜨렸지만 팔 부상에 이어 무릎 연골을 다치면서 한동안 골프채를 들지도 못했다. 수차례의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도 호전되지 않고 있다.
▲ 아마추어도 피할 수 없는 '골프부상'= 제프 헨드라 PGA투어 물리치료사는 프로선수에게 자주 발생하는 5가지 부상으로 허리와 어깨, 무릎 통증을 비롯해 발목 삐끗하기, 엘보 등을 꼽았다. 당연히 아마추어골퍼들에게도 자주 일어나는 부위다. 먼저 골프의 반복되는 스윙 동작은 요추에 이상을 일으켜 극심한 허리통증으로 이어진다.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이라 강력한 스윙을 하다 균형을 잃는다면 더욱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최경주(43)와 신지애(25)도 고생한 적이 있다. 허리가 아프면 스윙 과정에서 엉덩이가 뒤처지고, 체중 이동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비거리와 정확도가 모두 떨어진다. 송태식 웰정형외과원장은 "방치하면 척추측만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임팩트에서 타깃 방향으로 하체를 밀어내는 동작은 발목과 무릎 통증을 유발한다. 아마추어골퍼들은 발목에, 연습량이 많은 프로선수는 무릎에 더 큰 무리가 간다. 국내 골프장은 특히 대다수가 산악형으로 조성돼 오래 걷거나 경사지에서의 잦은 스윙도 문제가 된다. 비탈진 곳에서 샷을 하다보면 한쪽 무릎에 과도한 체중이 쏠리면서 중심을 잡기가 어렵다.
최근 박인비(25ㆍKB금융그룹)가 고생한 손 부상도 흔한 사례다. 그립을 너무 세게 잡거나, 또 골프채의 낡은 그립이나 장갑이 너무 큰 것도 요인이다. 다운스윙에서 오른손을 많이 사용하는 타입은 손목 염증이, 임팩트 때 심한 충격이 가해진다면 왼쪽 손목이 아플 수 있다. 라운드 전후 스트레칭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부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부위는 평소 운동으로 단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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