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동반성장위원회의 2012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유통업체들이 이번 평가에 대해 아쉬움과 억울함을 드러냈다.
27일 동반성장위원회는 제23차 동반성장위원회 본회의에서 현대백화점과 홈플러스 등 8개 기업에 대해 동반성장지수 평가 최하위 등급인 '개선' 등급을 부여했다.
개선 평가를 받은 기업은 총 평가대상 기업 74개 중 8개 업체로 유통업체 중에서는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CJ오쇼핑 등 4개사가 포함됐다. 특히 홈플러스는 지난해 5 월 발표된 동반성장지수에서 '개선' 등급을 받은 후 2년 연속 개선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꼴찌 성적표를 받아든 해당 유통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동반위가 점수화시키는 기준이 획일적일 뿐만 아니라 개별 기업의 특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지원 '금액'으로만 점수를 환산해 줄을 세웠다는 설명이다. 또한 각 기업별로 주력하는 동반성장 활동들은 배점이 낮아 동반성장을 실천하고 있음에도 '낙제, 꼴지' 등의 오명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2년 연속 개선 등급을 받은 홈플러스는 이번 개선 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 "아쉽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2011년 4월 동반성장본부라는 전담조직을 신설해 임원급 책임하에 운영해 오고 있다.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수출지원, 교육지원, 경영지원, 기술지원, 자금지원, 공정거래 등 '동반성장 지원 6대 플랜'을 수립하고 있으며 협력사들의 거래물량 확대, 판로개척, 해외시장 진출을 도왔다. 특히 UK 한국식품전, 농수산물 수출지원 MOU 체결 등을 통해 협력사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했지만 이러한 활동은 이번 동반위 평가에서 배점이 낮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평가에서 자금지원에 대한 배점이 100점 만점에 45점이나 됐다"며 "돈만 많이 지원하면 동반성장을 잘 실천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어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조업체들이야 1차 협력업체들도 규모가 커서 지원규모 역시 클 수밖에 없다"며 "유통업체에 속한 협력업체 규모와 절대평가할 수 없는데도 획일적으로 어느 곳이 더 많은 금액을 지원했냐며 줄 세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꼬집었다.
CJ오쇼핑 역시 이번 평가에 대해 "그동안 협력업체의 자생을 돕는 CSV활동에 주력해온 터라 우리가 꼴찌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억울한 부분한 부분이 많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오쇼핑은 협력업체에 대해 상생펀드 200억원을 지원하고 금융지원을 실시해왔다. 2006년에는 업계 처음으로 상생 활동인 1촌1명품을 시작, 열악한 농가의 우수한 제품을 무료 방송으로 소개했으며 2011년부터는 같은 형식으로 중소기업 제품을 무료로 방송해 주는 1사1명품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 동반위 성장지수 평가에서는 이러한 항목이 점수화되지 못했다. 1촌1명품, 1사1명품 등 실질적인 상생활동은 정성평가에만 책정되었기 때문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홈쇼핑 업체 중에서도 가장 선도적으로 활발하게 상생활동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보다 점수가 낮게 나와서 무척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열악한 중소기업 제품을 무료로 방송해주는 1사1명품 등의 활동은 돈으로 환산하면 수백억원에 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금액지원),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데에 주력했는데 이는 점수에 들어가지 않았다"면서 "이런 정성적인 부분들도 평가가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평가 대상인 74개 업체는 모두 동반성장을 실천하고 있는 업체들로 74개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평가조차 할 수 없는, 동반성장을 하고 있지 않는 곳들"이라면서 "이미 실천하고 있는 74곳 기업을 대상으로 누가 더 잘하고 못하냐 줄세운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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