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망언 제조기'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大阪) 시장이 공동대표로 있는 일본 유신회의 한 중진의원이 위안부 피해자들의 하시모토 시장과 면담 취소에 대해 "속임수의 껍데기가 벗겨지는 장소가 될 수 있었는데 아쉽다"는 망발을 쏟아냈다.
26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유신회의 나카야마 나리아키(中山成彬) 중의원 의원단 회장(69ㆍ7선)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하시모토 시장과 면담을 취소한 할머니들에게 "하시모토씨에게 강제연행의 내용을 날카롭게 추궁당할 것이 두려웠는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나카야마 중의원은 "면담을 신청한 것도, 이제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해온 것도, 상대 쪽(피해자측)"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은 일본 군이나 정부가 이들 피해자를 직접 납치했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일본 내각의 공식 입장에 기대어 위안부와 관련한 일본의 책임에 눈감은 채 피해자들을 거짓 주장을 하는 사람, 더 나아가 자발적으로 성매매에 나선 사람들로 매도한 것이다.
김복동ㆍ길원옥 할머니는 당초 24일 '위안부가 당시에 필요했다'는 하시모토의 망언에 대해 철회와 사죄를 요구할 계획으로 면담 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하시모토의 최근 태도로 미뤄 망언의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내용 없는 '사죄 퍼포먼스'에 이용당할 뿐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할머니들은 지원단체들과의 협의 하에 면담을 취소했다.
하시모토 시장은 25일 위안부 망언의 와중에 자신이 주일미군에 '풍속업(향락업) 활용'을 권유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와 철회의사를 밝혔지만 '위안부가 당시에 필요했다'는 발언은 철회하지 않았다.
27일 도쿄에서 외국기자단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인 그는 26일 한 민방에 출연한자리에서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발언을 취소하고 사죄할 생각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27일 외신 회견에서 미국과 미군에 군인들의 기강을 좀 더 철저히 할 것을 촉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시모토가 미국이 결부된 발언을 철회한 것은 자신이 다음달 미국을 방문할 계획인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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