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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엽 부회장, '삼택' 결성 후 달려간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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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팬택 동맹으로 LG전자와 2위 경쟁 가열···박 부회장 "반드시 1000억~2000억원 유치할 것"

박병엽 부회장, '삼택' 결성 후 달려간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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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빅딜을 성사시키고 나니) 한마디로 진이 빠졌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무척 수척해보였다. 얼굴은 홀쭉했고 허리살이 빠져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바지는 벨트에 겨우 지탱한 모습이었다. 삼성전자가 팬택에 53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계획이 발표된 것은 22일 오전 11시. 박 부회장이 팬택 사옥에 다시 나타난 것은 오후 5시 무렵이었다. 그동안 박 부회장은 인근 병원에서 수액을 맞으며 휴식을 취했다. 삼성전자와의 빅딜을 추진하면서 쌓인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로 지칠대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추스르기 위해서다. 지난 3월 공동 대표체제로 전환한 후 오로지 투자 유치에만 매달려온 마음고생이 한눈에 드러났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투자를 유치할 생각을 어떻게 했느냐며 '깜짝 놀랐다'고 묻자 박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대승적 결단에 나도 깜짝 놀랐다"고 답했다. 박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몇 년새 많이 바뀌었더라"며 "단순히 자사만이 아니라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전체가 함께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넘어선 강한 의무감 같은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를 요청하자 삼성전자에서 먼저 1000억원을 제시했다"면서 "지분율이 높아지는데 대한 부담감이 있어 530억원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분 투자가 팬택에 대한 경영권 간섭으로 비춰지는 것을 우려했고 팬택도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아 지분 10.03%에 맞춰 이 같은 투자액이 나온 것이다.


박 부회장은 "인원도 적고 규모도 작지만 팬택이 내놓는 제품을 보면 삼성전자도 놀라고 자극받는다고 하더라"며 "그 많던 국내 전자회사가 이제 3곳만 남았고 엔저로 힘든 상황에서 삼성전자도 다 같이 잘돼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로 삼성전자는 10.03%의 지분을 확보해 산업은행(11.81%), 퀄컴(11.96%)에 이어 팬택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특히 '삼택(삼성+팬택)' 결성은 국내 시장에서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LG전자에게 큰 압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품 공급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확보해 제품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다.


박 부회장은 "삼성전자로부터 유치한 자금은 마케팅, 연구개발 등 재원이 필요한 곳에 두루 사용될 것"이라며 "3분기에는 부채 비율을 200%대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530억원은 박 부회장이 '목숨 걸고 유치하겠다'는 최대 2000억원에는 아직 못미치는 금액이다. 박 부회장은 "투자를 유치한다고 약속했으니 반드시 추가 투자를 받아낼 것"이라며 "팬택을 끝까지 끌고 갈 것이고 반드시 살려낼 것"이라고 역설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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