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대회서 수천만원 상금 획득, KLPGA와 KGA는 "나 몰라라"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스크린골프 퀸' 최예지(18ㆍ영동과학산업고)가 경기 도중 어이없이 실격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최예지는 17일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골프장 서코스(파72ㆍ667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우리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5억원)에 출전했다가 9홀 경기를 마치고 실격됐다. 경기위원회는 "스크린골프대회에서 상금을 받았기 때문에 아마추어신분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011년 청주MBC 영동대총장배 여고부 우승, 중고골프연맹 볼빅배 준우승 등 아마추어 무대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유망주다. 올해는 KLPGA투어에 도전할 예정이다. 지난 3월에는 스크린골프대회 위민스G-투어챔피언십(총상금 1억원) 초대 상금왕에 등극했다. 우승상금 2000만원을 포함해 총 5022만원을 벌어 대상과 최저 평균타수상까지 싹쓸이했다.
바로 이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도 '초청장'을 받았다. 최예지는 처음부터 '아마추어 초청선수'로 대회에 나설 수 없었던 셈이다. 주최 측은 이를 모른 채 초청했고, KLPGA는 1라운드를 절반이나 소화할 때까지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날 현장에서 한 골프 관계자가 최예지의 아마추어 자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뒤에야 검토가 시작됐고, 뒤늦게 결론이 났다.
김광배 KLPGA 경기위원장은 "아마추어의 상금 획득 등 과거 행적을 일일이 체크할 수 없어 지금은 '핸디캡 5 이하'라는 것만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아마추어로서 상금을 받은 선수나 확인 없이 선수를 초청한 주최 측, KLPGA 모두의 안일한 태도가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최예지가 수천만원의 상금을 획득한 이후 아마추어골프대회에도 출전했지만 대한골프협회(KGA) 역시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국가대표 등 한국 아마추어골프 전체를 관리하는 동시에 골프규칙 등을 관장하는 KGA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의문점이 드는 대목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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