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국내은행의 부실채권규모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20조원을 넘어섰다.
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 및 향후 지도방향'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잔액은 2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18조5000억원이었던 부실채권잔액이 2조원 증가하며 또다시 2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금감원은 이 같은 부실대출잔액의 증가원인으로 '계절적 요인'을 꼽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는 대규모의 부실채권 정리가 이뤄져 다음 분기의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번 부실채권 잔액이 위험 수준은 아니지만 잠재위험을 대비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은행의 부실 채권 비율은 1.46%로 지난해 말의 1.33%보다 0.13% 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전년 동기의 1.51%에 비해서는 0.05% 포인트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기업여신 부실채권이 전년말(1.66%)대비 0.13%포인트 상승해 1.79%를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건설업 및 부동산임대업 부실채권비율의 각각 0.37%포인트, 0.35%포인트 상승하며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 상승을 이끌었다. 가계여신부실채권비율도 지난해말(0.69%)보다 0.09%증가한 0.78%로 집계되며 상승세를 보였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은 지난해(1.48%)에 비해 0.19%포인트의 큰 폭으로 상승하며 2006년9월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분기 중 신규부실은 전분기보다 7000억원 줄어든 5조6000억원 발생했다. 정리한 부실채권 규모는 전분기(9조6000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3조7000억원이다.
금감원은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내수경기의 부진이 이어져 기업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향후 부실채권 감축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관계자는 "경기변동에 취약한 조선업, 건설업 등 경기민감 업종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엄격한 자산건전성 분류를 지도하고 LTV가 높은 주택담보대출에 추가대손준비금을 적립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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