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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에서 버려진 종이컵, 7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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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김지은·이현우 기자]3일 오전 충무로에 있는 한 커피전문점. 이 가게에서는 자신의 컵을 준비해 오면 음료 가격을 300원씩 할인해 주지만, 따로 컵을 가져오는 손님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이 가게의 직원 이현희(27·여)씨는 "주문하는 손님 10명 중 1명 정도만이 개인 컵을 가져온다"며 "손님들은 테이크아웃을 많이 하기 때문에 편의상 1회용 컵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디초콜릿커피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가게 직원 강수정(24·여)씨는 "주문할 때 개인 컵이나 머그컵에 음료를 달라고 하는 손님은 20명 중 1명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체인점을 갖고 있는 업체 중의 하나인 스타벅스의 경우 2011년에 비해 2012년에는 다회용컵 이용객이 28% 늘어났지만 전체 고객 중 다회용컵을 사용자의 비율은 1~2% 정도에 불과하다. 1회용 컵 사용 자제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에서 여전히 1회용컵 사용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컵으로 음료를 주문할 경우 가격을 할인해주는 제도가 2008년부터 실시되고 있지만 이를 활용하는 소비자들의 숫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주요 커피전문점(11개사)과 패스트푸드점(5개사) 등 16개 업체에서 사용한 총 1회용 컵은 모두 약 7억개에 달했다. 5000만명이 1년에 14개씩 사용한 셈이다. 이에 환경부는 주요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과 협약을 맺고 오는 2020년까지 총 1회용품 사용량을 매년 3%씩 줄여 22% 감축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 체결에 따라 앞으로 이용객들이 일반 컵이나 텀블러를 갖고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을 방문해 음료를 주문하면 커피전문점에서는 가격할인, 패스트푸드점에서는 가격할인이나 추가상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1회용품 사용 줄이기, 특히 1회용 종이컵 사용 감축 캠페인은 자원낭비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자 1회용품 사용이 미치는 건강상의 악영향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1회용 종이컵은 내부에 화학물질인 폴리에틸렌으로 코팅처리를 해서 만들어지는데, 상온에서는 인체에 영향이 없지만 높은 온도의 액체와 만나면 녹아내려 환경호르몬 등 발암물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재활용되지 않는 1회용 종이컵이 매립되거나 소각되는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 등의 발생으로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끼친다.


환경부측은 ""종이컵의 경우 재활용이 되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재활용 비율이 높지 않다"며 "소각과 매립도 문제이지만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천연펄프를 수입해야 하는데 이는 나무를 없애야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환경부와 업체들이 맺은 협약에 따라 1회용품 감축계획이 제대로 실행되면 패스트푸드점은 2012년 대비 약 9800만개, 커피전문점은 2012년 대비 약 5400만개의 1회용 컵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실적이 저조했던 '종이컵 줄이기'가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상당한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세종=정종오, 김지은·이현우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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