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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철수]南 근로자 126명 눈물의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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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철수]南 근로자 126명 눈물의 철수 ▲정부가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 철수조치를 내린 가운데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귀환 근로자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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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27일 오후 4시50분. 개성공단 잔류 인원 115명이 차량 59대를 이용해 남측으로 귀환하면서 이날 예정된 귀환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됐다. 1차 11명을 포함 우리 측 체류인원 126명은 이십 여일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개성공단 조성 10년만에 전면 철수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이날 오전부터 남북출입사무소(CIQ) 앞은 내외신 기자 200여명이 몰렸다. 전날 북한이 우리 정부의 정상화 회담 제의를 거절하면서 촉발된 일이었다. 완연한 봄 날씨였지만 CIQ는 냉기가 돌았다.


이날 예정된 우리 인원의 귀환 시간은 오후2시와 2시30분 두 차례. 입주기업 대표들은 일찌감치 나와 CIQ로비에서 직원을 기다렸다. 정해진 시간이 됐는데도 귀환하는 행렬이 보이지 않자 금세 표정은 어두워졌다. 박윤규 화인레나운 대표는 "어떻게 된 일인지 귀환이 지연되고 있다"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오후2시40분. 예정된 시간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남측 근로자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북한 측의 차량 검사 등에 시간이 걸리면서 시간이 2시간 이상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철수]南 근로자 126명 눈물의 철수 ▲27일 오후 짐을 잔뜩 싣고 개성공단을 빠져 나온 귀환 차량이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앞에서 줄지어 있다.


11명이 나눠 탄 4대의 차량은 앞뒤로 잔뜩 짐을 싣고 통제소를 통과했다. 박스 형태의 짐들은 개성공단 내부에 있던 완제품들이다. 입주기업 대표들이 그토록 바라던 것. 현금화할 수 있는 자재들이기 때문이다.


귀환 근로자 대부분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서인지 입경 입구 앞을 빠져 나오자마자 몰려든 인터뷰를 거부하고 급하게 자릴 피했다.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한 근로자는 "국민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잘 지냈으니 걱정말라"고 짧은 심경을 전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주재원과 통화에서 체류기간이 길어지면서 식량난을 겪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여유분 음식을 서로 나눠먹는 경우가 많아 큰 문제가 없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곧이어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이 정부의 철수 권고에 입장을 표명했다. 한 회장은 "갑작스러운 정부의 방침에 당황했지만 정부 뜻이기 때문에 따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오는 30일 방북 승인과 함께 개성공단에 남겨둔 거래처 소유의 제품과 원부자재 보호대책, 남북 당국 간 대화 지속, 입주기업 재기를 위한 실질적 피해 보전대책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방북 문제를 놓고 협회원 간 의견이 엇갈려 복잡한 이해관계를 나타냈다.


이날 사무소에 만난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 대부분은 정부의 전원 철수 방침에 유감을 보였다. A 업체 법인장은 "정부가 중대발표를 한다길래 혹시나 하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전원 철수를 내릴지 예상 못했다"며 "남북의 상황이 더 악화될까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한 업체 대표도 "기업의 일에 정치가 개입해 유감스럽다"며 "정부가 급하게 몰아 부친 측면이 있고 북한에 대해 안일하게 대응했다. 북한을 달래는 듯 한 자세로 다가가 대화를 재개해야 사태가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두 시간이 흘러 2차 철수 인원 115명이 차량 59대를 이용해 귀환을 마쳤다. 이로써 예정된 귀환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됐다. 한편 2차로 귀환한 한 법인장은 회사 대표를 만나자마자 그간의 설움이 터져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귀환으로 공단 현지에 체류한 우리 측 인원은 50명으로 줄었다. 이들은 29일 오후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민 기자 ljm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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