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우리 경제는 다섯가지 위험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뚝뚝 떨어지는 잠재성장률과 여기에도 못 미치는 최근의 성장세, 그리고 가계부채와 중소기업의 업황, 엔저 현상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를 통해 "성장률이 얼마이든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데에는 누구나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세계 금융위기 이후 잠재성장률 자체가 하락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면서 "창조경제란 결국 이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고, 추경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도 우리 경제의 제약 조건"이라고 언급했다. 빚 부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경기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까 우려된다는 의미다. 최근 한은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개인 가처분 소득에 대한 가계부채 비율은 136%까지 치솟았다. 2003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 총재는 아울러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절실하다고 했다. 그는 선진국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한은이 총액한도대출의 규모를 키워 기술형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와 함께 "엔저 현상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면서 대응책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미국와 유럽 등의)글로벌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또 비공개적으로 준비해왔다"면서 "여기에 엔저까지 더해져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는 취임 후 처음으로 홍기택 산업은행장이 참석했다. 산업은행장이 한은 총재 주관 금융협의회에 참석하는 건 2년 전인 2011년 4월 이후 처음이다. 강만수 전(前) 산업은행장은 취임 직후 단 한 차례만 협의회에 배석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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