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이사회 의장은 22일 국회를 찾아 "한국과 빌앤드멜린다게이츠 재단이 힘을 합친다면 놀라운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국제원조 분야의 협력을 요청했다.
게이츠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정몽준 의원의 초청으로 열린 '스마트 기부' 강연에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공여국으로 변모한 한국이 경험을 살려 어떤 방식으로 전 세계에 기여할지 생각해볼 때"라며 이 같이 제안했다. MS 창업자인 게이츠 의장은 글로벌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는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원조 확대에 대해 "한국이 50년 동안 이뤄낸 변화와 성과는 상당히 놀라운 것"이라며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했음에도 공적개발원조(ODA)가 증가한다는 것은 특히 놀랍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0년 1월 선진 원조공여국 클럽인 OECD DAC에 가입한 한국은 ODA 지출 규모를 2006년에서 2011년 사이에 3배 수준으로 늘렸다. 게이츠 의장은 한국이 ODA 규모면에서 아직 세계 17위 수준이지만 국제원조 비율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급증하는 원조예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스마트 기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적절한 백신이 개발되고 최빈국에게 적절히 보급될 수 있도록 스마트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스마트 기부의 핵심"이라며 "아이들이 건강해질 경우 잠재성 실현할 수 있도록 해 빈국 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강조했다. 백신의 보급을 확대했기 때문에 1960년대 연간 2000만명에 이르던 5세 미만 영아 사망자 수가 2011년에는 700만명 미만으로 줄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편 전날 서울대와 삼성전자 사옥 등을 방문한 게이츠 의장은 이날 오후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창조경제와 원자력 분야 협력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게이츠 의장의 방한은 지난 2001년과 2008년에 이어 3번째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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