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우리 정부의 대화제의가 나온 지 3일 만에 북한은 '술책'이란 단어를 써가며 사실상 이 제의를 거부했다. 15일 북한의 태양절과 25일 인민군 창건일은 향후 남북관계 전개방향에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14일 북한은 "개성공업지구를 위기에 몰아넣은 저들의 범죄적 죄행을 꼬리자르기 하고 내외여론을 오도하며 대결 정체를 가리기 위한 교활한 술책"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북침핵전쟁 연습과 동족대결모략책동에 매달려온 자들이 사죄나 책임에 대한 말 한마디 없이 대화를 운운한 것은 너무도 철면피한 행위"라면서 "대화제의라는 것을 들여다보아도 아무 내용이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북한 최대 명절인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나온 이런 반응은 한반도의 군사긴장감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을 낳는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도 자신들이 세워놓은 계획이 있으니 당장 유화 제스처에 화답하지 않는 것 같다"며 "15일을 기점으로 우리 측에 개성공단과 관련한 주문을 하는 등 일련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황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모호한 긴장상태'를 최대한 연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큰 사건사고 없이 태양절이 지나간다 해도 25일 인민군 창건일이 남아있어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위성 실험 등 주요 군사적 결정을 내부 행사시기와 결부해 진행해온 전력이 많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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