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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세계 최고 휴대폰 교체율 자랑 아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9초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나라 휴대폰 이용자 10명 중 7명이 휴대전화를 새로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어제 휴대폰 사용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 휴대폰 이용자의 제품 교체율이 67.8%라고 밝혔다. 조사 대상 88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 교체율이 가장 낮은 방글라데시(8.4%)에 비해서는 8배나 된다.


교체율이 이처럼 높다는 것은 통신사와 약정 계약이 끝나기 전에 새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약정 기간이 대체로 2년인 점에 비춰 모든 이용자가 약정 종료 직후에 휴대폰을 바꾼다고 해도 연간 교체율은 약 50%이기 때문이다. SA는 올해는 한국 사용자들의 교체율이 지난해보다 2.3%포인트 올라 7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휴대폰의 잦은 교체는 새로운 제품을 찾는 소비자 성향에 기인한 바 크다. 휴대폰 전문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 조사결과를 보면 최근 휴대폰 구입자 중 39%가 '최신 휴대폰을 갖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사용 중인 제품의 기능, 품질 불만(29%), 분실 또는 고장ㆍ파손 때문(24%)보다 훨씬 많았다.


그 이면에는 고객을 빼앗기 위해 보조금으로 고객을 유혹하는 통신사의 부추김이 있다. 마케팅인사이트에 따르면 약정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교체한 이용자 중 단순히 단말기를 바꾼 경우는 45%다. 반면 기기 교체와 함께 통신사를 전환한 것은 55%로 10%포인트가 많다. 기기 교체에 통신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더 많이 작용했다는 방증이다.


소비자가 휴대폰을 자주 바꿈으로써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 등 이동통신업계의 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한 긍정적 측면이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잦은 교체는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 우선 가계의 통신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버려지는 휴대폰의 재활용률이 40% 선인 점을 감안할 때 자원 낭비도 심각하다. 환경오염의 우려도 있다.


통신사는 과다한 보조금을 지급하며 번호이동을 유도하는 등 불필요한 과소비를 조장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 고객 유치는 요금 인하 등 서비스 경쟁으로 하고 합리적인 소비생활 정착에 힘쓰는 게 바람직하다. 소비자도 잦은 휴대폰 교체는 통신사와 제조사의 장삿속에 놀아나는 것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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