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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월급쟁이 지갑 털기전에 새는 세금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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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월급쟁이 지갑 털기전에 새는 세금 막아야 노종섭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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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 들은 이야기 몇 가지다. 세금 새는 내용이다. 직업이 기자이다 보니 요즘 들어 이런 얘기를 부쩍 많이 듣는다. 세금 새는 것은 놔둔 채 담뱃값ㆍ술값 인상을 만지작거리는 정부의 세원확보 움직임이 월급쟁이나 서민들에게는 영 마뜩하지 않은 터일 테다.


사례 하나. 명동에서 짝퉁명품을 판매하는 30대. 그가 중국ㆍ일본인 관광객에게 짝퉁명품을 판매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월 2000만~3000만원. 웬만한 연봉수준이다. 수입차를 끌고, 온몸은 진짜 명품으로 치장하고 다닌다. 매월 300만원씩을 들여 다섯 살짜리 아이에게 영어교육을 시킬 정도로 가정에서의 씀씀이도 화려하다. 하지만 세무당국에는 그의 수입기록이 없다. 당국의 단속에 대비해 바지 사장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서류상 수입이 없는 그는 기초생활수급자다. 정부로부터 매달 꼬박꼬박 생계비를 지원받는다.

사례 둘. 남편하고 이혼한 뒤 다른 남자와 동거하고 있는 40대 주부. 그는 두 자녀와도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두 자녀는 서류상 어머니가 없는 소년소녀가장이다. 주부는 두 자녀에게 지급되는 매달 100만원 안팎의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 방학 때면 급식카드를 지급받고 납부금을 면제받는다. 통신료 등도 할인 대상이다.


사례 셋. 중소도시의 한 병원. 겨울철이면 이 병원에는 이른바 죽돌이가 있다. 올해의 경우 나이롱 환자 3명이 병원에서 아예 살다시피 했다. 때 되면 식사 제공되고, 난방 잘되고, 따뜻한 물 나오고, 볼일 있으면 외출증 받아 나가는 병원이 외풍 부는 본인 집보다는 훨씬 생활환경이 낫다. 이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입원을 해도 돈을 내지 않는 기초생활수급자들이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 일주일 단위나 10일 입원했다가 다시 입원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모두 세원 탈수ㆍ누수 사례들이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은 탈루 누수 공화국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에둘러 금액을 잡아보면 기가 막힐 정도다. 짝퉁명품을 판매하는 30대 남자가 탈루하는 부가세, 소득세에 당국으로부터 지급받는 생계비를 고려하면 연간 5000만원 이상의 누수가 생긴다. 중소도시 병원에서 샌 복지예산은 1인당 연간 500만원만으로 쳐도 1500만원, 서류를 위장해 아이들을 고아로 만든 수법으로 샌 예산은 12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유리알 지갑 월급쟁이들에게는 울화통이 터지는 일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복지정책을 비롯한 공약 실천에 쓸 재원마련이 한창이다. 국세청이 대재산가 변칙 상속, 일감 몰아주기, 역외탈세 등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 감면 등을 통한 재원 확보에 이어 세금 비중이 높은 담뱃값ㆍ술값 인상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교통범칙금을 비롯해 과태료를 연간 4000억원 더 걷겠다는 발상까지 나오고 있다. 자세히 보면 증세의 타깃은 또다시 월급으로 생활하는 서민들이다.


하지만 탈루ㆍ누수에 대한 대책은 없다. 당국이 담뱃값ㆍ술값 인상, 과태료 추가 확보 등의 서민을 쥐어짜는 정책을 펴냐 마냐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을 때도 탈루ㆍ누수는 지속되고 있다.


담뱃값ㆍ술값 인상 논의를 통한 세원확충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세원을 채우는 것보다 우선 새는 것을 막는 것이 급선무 아닐까. 정부가 잡기 어려운 탈루나 누수보다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유리알 지갑털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월 200만원, 300만원을 벌기 위해 새벽부터 저녁까지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는 성실한 사람이 더 이상 박탈감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 고액 소득자들이 세금을 탈루하는 것도 모자라 정부 지원금을 받고, 서민, 월급쟁이들에게 꼬박꼬박 걷은 세금이 가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누수되는 복지는 양의 탈을 쓴 복지다. 성실한 사람에 대한 또 다른 역차별이다.






노종섭 산업부장 njsub@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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