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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랙퀸'으로 돌아온 하리수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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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첫 도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나중에는 대극장 공연으로 키우고 싶다"

뮤지컬 '드랙퀸'으로 돌아온 하리수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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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핫 이슈(Hot Issue)'

하리수의 이름은 '핫 이슈'에서 따왔다. 사람의 운명은 이름을 따라간다는 말처럼 하리수는 첫 등장에서부터 파격적이었다. 2001년 데뷔 이래 CF, 가수, 영화, TV 등을 종횡무진하는 동안 그가 했던 말, 그의 행동 하나하나는 모두 이슈가 됐다. 우리나라 첫 '트렌스젠더 연예인 1호'라는 수식어와 함께 사람들의 호기심어린 시선이 그의 뒤를 늘 따라다녔다. 이런 '하리수'가 최근에는 '이경은'이라는 (호적상) 본명을 들고 나왔다. 그의 이야기와도 맞닿아있는 뮤지컬 '드랙퀸'을 위해서다.

'드랙퀸'이란 극도로 여성적이고 화려한 것을 강조하는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한 여장남자를 말한다. "예전에는 여자가 무대에 서는 것을 금지했었는데, 그러다보니 여자 역할도 남자들이 하게 됐다. 남자들이 과장된 화장과 의상으로 여자역을 표현한 공연문화에서 시작돼, 지금은 성소수자들이 적극적으로 즐기는 문화 중 하나가 됐다"는 게 하리수의 설명이다.


창작뮤지컬 '드랙퀸'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오마담'이다. 한 때 잘나갔던 과거를 가지고 있는 클럽 사장으로, 지적이고 우아함을 지닌 여장남자다. 트렌스젠더인 그와는 엄연한 차이가 있지만 "그동안 꾸준히 무대에서 노래하고, 연기를 했던 경력을 살려 뮤지컬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포부를 말한다.

최근 방송에서 뜸했던 이유는 해외활동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을 오가며 바쁘게 가수활동을 하느라 국내활동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해외에서 좋은 일도 많이 했다. 중국에서 성형외과와 함께 속칭 '언청이'로 불리는 구순·구개열환자들과 유방암 환자들을 치료해주는 활동을 펼쳤고, 현지 트렌스젠더들을 위한 모임에도 적극 나섰다. 오히려 외국에 있을 때 한국에서 따라다녔던 편견어린 시선을 덜 받았다고 한다.


"일본은 성적 소수자들의 활동이 오래됐기 때문에 이것을 특별히 나쁘게 보지 않는다. 또 워낙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서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중국은 예전부터 남자들이 여자역을 맡는 경극이 전통문화로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다. 우리나라가 유독 유교사상이 강해서 그런지 많이들 배척하는 편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성적소수자들이 살기에 열악한 환경이지만, 조금씩 더디게 변화는 진행된다. 하리수는 "법적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사람도 여성으로 호적이 바뀔수 있다거나 하는 부분 등이 개선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반인들 사이에서 '트랜스젠더'라는 용어는 익숙해졌지만 그들의 존재 자체는 여전히 호기심 대상이다.


뮤지컬 '드랙퀸'으로 돌아온 하리수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싶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뭔가 저 사람이 다르다 싶으면 그냥 그러려니 했지만, 요즘에는 조금만 얼굴이 예쁘장한데 목소리가 허스키하다거나 얼굴선이 굵거나 하면 '쟤 트랜스젠더구나'하고 손가락질을 한다. 이제 그들을 지칭하는 용어를 알게 돼서 오히려 더 대상화하기 쉬워진 셈이다."


10여년째 그를 따라다니는 악플이 그 증거다. 국내활동을 쉬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의 외모를 지적하는 기사는 매일같이 넘쳐난다. 온갖 산전수전을 겪어오다 보니 이제 그런 일들에는 도가 텄다. 초연해졌다는 말이다. "굳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바꾸려고 하기 보다는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보고 힘을 얻는다. 또 내가 아픈 삶을 살았으니 다른 사람들이 그걸 알아줘야 한다고도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가족들의 응원도 큰 힘이다.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여성스러운 아들을 어머니는 이해하고, 감싸주고, 무엇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해줬다. 여느 집처럼 고집세고 보수적인 아버지는 성전환수술을 하고 난 뒤에야 그 사실을 알고 불같이 화를 냈다. '앞으로 힘들 게 살 것이 뻔한데 왜 허락했냐'고 어머니와 다투기도 했다. 하지만 미운오리새끼가 백조가 되듯 지금 하리수는 결혼 후에도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효녀 역할을 톡톡히 한다.


"원래 어렸을 때는 워낙 수줍음이 많아서 교실 앞에서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 근데 초등학교 6학년 학예회때 '흥부와 놀부'에서 마당쇠 역할을 맡았는데, 몇 마디 되지도 않는 그 역을 위해서 혼자 띠를 두르고 한복을 챙겨입었다. 그러면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게 됐다. 중학교 때부터는 연기학원을 다녔다. 보조출연을 할 남학생을 구한다기에 갔는데, 한 스태프가 '왜 여자아이가 왔냐'며 화를 내더라(웃음)."


우선 당장의 목표는 4월 첫 선을 보일 뮤지컬 '드랙퀸'을 성공적으로 끝내는 것이다. 지금은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대형 전용극장으로 작품을 키우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처음에는 내 활동만 열심히 했는데, 트랜스젠더 후배들이 힘들게 사는 것을 보고 반성을 많이 했다. 누군가를 보고 희망을 얻어야 하는데 그런게 없었을 거다. 내가 더 열심히 책임감을 갖고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인생의 굴곡을 많이 겪었는데 올라갔을 때 자만하지 않고, 내려갔을 때 우울해하지 않으려 한다."




조민서 기자 summer@
사진=백소아 기자 sharp2046@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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