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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가 스타트…금융 공기업 수장 줄줄이 교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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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속에 이미 사표" "무슨 영화 보겠다고" 令만 기다려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최일권 기자]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의 사의 표명을 계기로 금융공기업 수장들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아직까지 금융당국에서 사퇴를 직접 종용하는 시그널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강 회장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나머지 기관장들도 직간접적인 사퇴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행정고시 후배인 신제윤 금융위원장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직접 전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강 회장은 산은 부행장들과 어울린 자리에서는 "공직자의 진퇴는 본인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위에서 결정하는 것"이라며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자리에 연연해한다는 인상을 주기 싫어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공기업 사장들은 청와대와 금융당국의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사퇴 압력을 받고도 버틴다는 인상을 줄 경우 실익도 명분도 모두 잃게 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공기업 사장들은 '모양새 있게 물러날 수 있는 시기'를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장은 "양복 안주머니에 사표를 넣고 다닌다"며 "무슨 영화를 얻겠다고 자리에 연연하겠냐"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청와대와 금융위원장의 발언에서도 이미 예견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첫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장은)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밝혔다.

금융공기업 인사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기관장 교체대상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신 위원장은 특히 '금융권 공기업' '주인이 없어 정부가 대주주로 들어간 회사'의 사장을 상반기중 바꾼다는 세가지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금융공기업 수장들을 물갈이하겠다는 의중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의 임기가 올해 7월로 마무리되고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은 8월에 끝난다. 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과 조준희 IBK기업은행장은 각각 11월과 12월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에는 김용환 수출입은행장(2월)을 비롯해 김정국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8월),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9월),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11월), 박병원 은행연합회장(11월),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12월) 등의 임기가 끝난다.


기획재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정부부처 산하 공공기관들의 경영평가도 무언의 압박이다. 특히 신보와 기보는 3년만에 실시하는 존치평가가 진행중이다. 존치평가는 기금의 존폐를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비중이 크다.


금융공기업은 아니지만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회장들의 거취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강 회장과 더불어 거취를 정하지 않겠냐는 예상도 나오지만, 엄연히 주주가 있는 민간 금융회사인 만큼 공공기관장과는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과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각각 올해 7월, 내년 3월까지다. KB금융지주 고위관계자는 "(회장 거취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어떤 시그널도 없었다"며 " KB금융과 산은금융은 상황이 다른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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