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돌직구 발언..개혁 '태풍의 눈'으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금융권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전 금융회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민감한 사안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이고 신중하다는 그의 평소 성품에 비추어 다소 센 발언이란 평가다.
신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정상화하겠다", "금융사들의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금융위내의 별도 기획단도 만들 예정이다.
신 위원장의 최근 발언을 보면 '터프함'이 느껴질 정도로 공격적이고 직설적이다. 취임사에선 "금융회사 지배구조가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애초 취지는 퇴색해버렸다"고 금융지주사에 직격탄을 날렸다. 내정자 신분으로는 "우리금융 민영화가 지연되면서 조직이 지나치게 정치화됐다"는 한마디로 우리금융 전체를 뒤흔들었다.
금융계 안팎에서는 그의 거침없는 발언을 금융산업 개혁에 대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 위원장은 특히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혁의 핵심으로 사외이사와 지주 경영진간의 건강한 견제와 균형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영진에 대한 건전한 비판 기능'이란 사외이사 본연의 취지는 살리되, '책임은 없고 권한만 있는 비대해진 사외이사' 제도에 대한 수술은 어떤 형식이든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이달 안에 조직될 예정인 '금융회사 지배구조 정상화 태스크포스' 역시 이 같은 문제의식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25일 열린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선 모든 금융권에 대한 보안실태를 기본부터 점검하겠다고 밝혀 또 한번 금융권을 긴장시켰다. 신제윤 발(發)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가계부채와 서민금융 전문가로 꼽히는 정찬우 신임 금융위 부위원장과의 호흡 속에 '신제윤-정찬우'라인이 국내 금융산업에 어떤 밑그림을 그리게 될 지 전 금융권의 눈이 쏠리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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