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22일은 '세계 물의 날'이 지정된 지 21년을 맞는 날이다. 21회째를 맞아 UN은 '물, 물자원의 국제적 공유는 필요하다'는 주제의 물의 날 슬로건을 정했다. UN은 지난 1992년 11월 제47차 총회에서 매해 3월22일을 물의 날로 제정, 선포키로 결정했다. UN은 그간 수자원 관리를 위한 종합적인 해결방안을 조사해 왔다. 1967년 세계 물 평화회의, 1972년 UN 민간환경회의, 1977년 UN 수자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을 꾸준히 벌여왔다.
국내에서도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정부 차원의 행사가 열린다. 22일 오후 2시 대구시 엑스코에서 국토해양부ㆍ환경부가 공동으로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기념식 행사를 갖는다. 치수사업을 담당하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참여해 물사랑 이벤트 등 국민들이 물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이 자리에는 정부, 지자체, 민간단체 등 약 100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 물의 의미를 되새긴다.
◆심각해지고 있는 물 문제=지구상에서 우리가 사용 가능한 물은 얼마나 될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총량은 약 14억㎦로 지구 전체를 2.7㎞ 깊이로 덮을 수 있는 많은 양이다.
하지만 우리가 쓸 수 있는 물의 양을 꼼꼼히 따져보면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전체 물의 2.53%에 불과한 담수는 지구 전체를 약 70m 깊이로 덮을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이중에서도 빙설 및 지하수를 제외한 사람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담수인 호수의 물 또는 하천수는 전체 물의 0.01%이하인 약 10만㎦에 불과하다. 이는 지구 전체를 약 23㎝ 깊이로 덮을 수 있을 뿐이다.
인간생존에 필수자원인 물은 현저하게 부족한 상황이다.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 및 세계보건기구(WHO)가 2008년에 공동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물이용의 안정성 측면은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2006년 기준으로 세계 인구의 13%(약 9억명)가 아직까지도 안전한 음용수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며 약 25억의 인구가 기본적인 위생 시설도 없이 생활하고 있다.
물 이용의 양적인 측면에서 UN은 지난 세기에 인구는 두 배로 증가한 반면 물 사용은 6배나 늘었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급속한 도시화, 인구집중, 이상기후에 따른 가뭄이 세계적인 물 부족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수자원 현황= 우리나라는 세계 평균에 비해 강수량은 높지만 인구밀도가 높아 물 부족국가로 꼽힌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많은 강수량을 어떻게 지혜롭게 이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연평균 강수량은 1277㎜(1978~2007년)로 세계 평균의 1.6배이고 수자원 총량은 연간 1297억㎥에 달한다. 하지만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1인당 연간 강수총량은 2629㎥로 세계 평균의 약 6분의1에 불과하다.
1인당 이용가능한 수자원량 예측 결과는 더 비관적이다. 2005년1453㎥에서 2025년에는 1340㎥로 줄어들 전망이다. 인구가 5206만5000명으로 불어날 경우를 전제한 결과다.
2007년 기준 총 이용량은 333억㎥로 수자원 총량 대비 26%를 이용하고 있다. 총 이용량 중 생활, 공업, 농업용수 이용량은 연간 255억㎥로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의 34%를 취수해 이용하고 있다. 이용하는 물을 유역별로 보면 하천 108억㎥, 댐 188억㎥, 지하수 37억㎥다.
◆장래 물 수급 전망은= 물이 풍부하다고 느끼는 국민이 많지만 전국의 장래 물 수급전망을 봐도 낙관적이지는 않다. 4대강살리기 및 다목적댐 건설 등을 통해 물 공급능력이 증가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생활 및 공ㆍ농업용수 부족은 해소됐다. 또 하천의 수질 및 생태계 보전 등을 위해 필요한 하천유지 및 환경개선용수 수요도 대부분 충족될 수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도서 및 산간 등 일부지역에서는 가뭄정도에 따라 약 1.6억㎥(5년 빈도의 가뭄이 발생할 경우)~4.6억㎥(과거 최대 가뭄사태를 고려했을 경우)의 물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물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친환경 중소댐건설, 공공지하수 개발 등 신규 수자원확보와 기존 노후시설의 개량 및 비상연계 체계 구축 등을 적극 추진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상기후로 예측을 넘어서는 빈도로 나타나는 홍수와 가뭄 등에 충분히 대비할 필요성이 나오는 이유다. 홍수 위험성은 1일 강수량 100㎜이상의 집중호우 발생 횟수가 과거에 비해 2.7배 이상 증가하고, 100년 빈도 홍수량은 20% 증가한 상태다. 갈수록 강수량이 적은 해가 늘어나며 가뭄 발생 기간은 과거에 비해 3.4배 증가했다. 기온상승은 생활ㆍ공업ㆍ농업용수 뿐만아니라 하천유지용수 등 모든 부분에서 수요 증가와 물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
정구열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장은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와 물 문제 등 수자원으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고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물관리 대표 공기업인 수자원공사는 보다 과학적으로 물을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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