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년 동안 외부와 교류를 단절하면서 일본만의 식문화를 발전할 수 있었다"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요리 아카데미 츠지원 개원 5주년을 맞아 츠지 요시키 츠지조그룹교 교장(50)이 지난 15일 한국을 방문했다. 츠지 요시키 교장은 '일본 요리의 전통과 혁신'이라는 주제로 2시간 동안 강연회를 진행했다.
츠지조그룹교는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다. 츠지원은 동아원그룹 PDP WINE과 츠지조그룹교가 함께 설립한 국내에 있는 요리학교다.
이날 환영사를 진행한 안종원 동아원 부회장은 "츠지원은 일본 요리를 글로벌화 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며 "10만명의 졸업생과 2000여명의 스타셰프ㆍ오너셰프를 배출한 세계적인 요리학교"라고 말했다. 안 부회장은 "츠지 요시키 교장 선생님은 선친의 뒤를 이어 세계 곳곳의 스타 셰프들과 친밀한 인맥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식 세계화라는 우리 시대 과제 해결의 전기를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환영사 이후 진행된 츠지 요시키 교장의 강연은 일본 요리의 전통과 현재 위치, 미래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언급이 주를 이뤘다. 12살 때 영국으로 건너가 27살에 일본으로 돌아온 츠지 교장은 강연을 영어로 진행했다.
츠지 교장은 "일본은 지리적 위치상 외부 문화 수용에 대해 탐욕스러울 정도로 욕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중국을 하나의 문화 분수령으로 보고 많은 것을 배워왔다"며 "그럼에도 260년 동안 외부와 교류를 단절하면서 일본만의 식문화를 발전할 수 있었다"고 첨언했다.
츠지 교장은 일본 음식의 전통을 설명하기 위해 사무라이의 도시 도쿄, 천황의 도시 교토, 상인의 도시 오사카 등을 예로 들며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1000년 동안 수도였던 교토는 귀족이 많았다"며 "음식과 관련된 규칙은 귀족 생활의 형식을 보존하면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사카는 상업 도시였기 때문에 부자들이 많아서 요리사들을 후원하기도 했다"며 "전 세계에서 온 물건이 모두 오사카를 통하고, 재화와 유통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혁신적인 성격을 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어종이 풍부하고 다양한 음식들이 많다보니 오사카에서는 먹다가 망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츠지 교장은 "도쿄는 쇼군의 지배 아래 있었고, 당시 폐쇄적인 정책으로 일본 독자적 문화가 발전했다"며 "이때 일본 식문화는 일본 그 자체가 됐고, 정체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츠지 교장은 "일본의 스시와 카이세키 요리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며 "카이세키 요리는 자체로 공식적으로 알고 있는 일본 고유의 요리 코스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그는 카이세키 요리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일본의 다도 문화에 대해 설명했다. 카이세키 요리는 채식을 중심으로 하는 사찰음식 형태인 정진요리와 중국에서 유입된 차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츠지 교장은 'Brushstroke'라는 미국에서 직접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언급하며 "이 곳의 비전은 결코 일본적인 스타일을 만드는 게 아니다"라며 "어떻게 뉴욕에서 일본의 단순한 식문화 규칙을 받아들일까에 관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연장에는 강연을 듣기 위한 200여명의 청중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1시간 강연 후에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은 1시간을 꽉 채워도 부족할 만큼의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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