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5년 전 회계법인의 말을 좇아 용산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 투자를 결정한 국민연금공단이 투자금 전액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13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위탁 운용사인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통해 2008년 3월24일 각각 1000억원과 250억원씩을 이 사업에 투자했다.
투자 당시 국민연금 내부의 리스크관리실이 "토지를 매입하면 위험하고 민원 위험이 존재한다. 토지 보상 지연가능성에 따라 전체 사업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보수적 의견을 내놨지만 국민연금은 투자를 강행했다. "토지 매입가 및 직접 공사비가 오를 수 있지만 이런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란 외부 자문보고서(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국민연금은 아직 투자금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란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손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성이 있고 회생 가능성이 있다면 법원이 법정관리를 선고하겠지만 해당 사업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출자사의 자금여력 부족으로 파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드림허브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인데다 장단기 차입금 등 부채만 8조2000억원이 넘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최종 부도 처리될 경우 주주들은 출자금액을 전액 날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내일 위탁운용사들과 만나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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