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규 ]
조울증을 앓던 40대 가정주부가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아파트에서 투신해 모두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2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7분께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한 아파트 화단에서 민모(42·여)씨, 이모(9)군, 이모(5)양이 추락해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 아파트에서 투신한 민씨와 아들은 곧바로 숨졌으며, 딸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1시께 숨졌다.
간호사인 목격자는 경찰에서 “출근길에 사람들이 차례로 떨어져 달려가 봤더니 여아는 의식이 있어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도왔다”고 진술했다.
민씨와 두 자녀는 추락현장에서 약 10분 거리의 아파트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해당 아파트 CCTV 자료를 확인한 결과 민씨가 두 자녀를 차에 태우고 도착한 뒤 오전 8시 5분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파트 14층으로 올라가 내리는 장면이 찍혀있었다고 설명했다. CCTV 자료 화면에는 순식간에 아들, 민씨, 딸 순으로 떨어지는 장면도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민씨의 바지주머니에서 “경제적으로 힘들다, 아이들 건강이 걱정된다,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민씨는 오랜 기간 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딸은 신장질환을 앓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민씨가 두 자녀를 안고 투신한 것으로 보고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정선규 기자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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