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BBB급 동부메탈·건설 발행분 전량 미매각
담보부사채로 돌파구 모색했지만 반응은 미지근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동부그룹의 자금조달 노력이 눈물겹다. 일반 회사채를 발행하니 사겠다는 사람이 없고, 고민 끝에 대신 내놓은 담보부사채도 반응이 신통찮다. 딱히 다른 조달 방안도 없는 상황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만기를 맞는 회사채가 총 6709억원에 달한다. 대부분 동부제철과 동부건설이 발행한 회사채다.
동부 계열사의 신용등급은 대부분 'BBB'급. 동부CNI 'BBB0', 동부팜한농 'BBB+', 동부건설 'BBB0', 동부제철 'BBB0' 등이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빚 상환에 동부는 차환용 회사채 발행을 서둘렀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기관의 회사채 투자 마지노선이 신용등급 'A'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BBB급 회사채는 설 자리가 없었다. 지난달 발행한 동부CNI 300억원, 동부메탈 300억원, 동부팜한농 200억원, 이달 발행한 동부건설 500억원 등이 모두 전량 미매각됐다. 사겠다는 이들이 한 명도 없었다는 얘기다. 그나마 이달 초 동부제철이 8%대 고금리를 내세우며 300억원 발행에 성공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동부는 담보부사채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담보부사채는 발행사의 자산을 담보 삼아 사채를 발행하는 것을 일컫는데, 신용등급이 낮거나 업황이 어려운 기업이 주로 사용한다. 무보증사채와 달리 발행 전 수요예측을 실시하지 않고 고정금리로 발행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달 동부팜한농 1400억원, 이달 동부메탈 650억원 등이 담보부로 발행됐지만 기관투자가의 호응은 크지 않았다. 동부메탈은 650억원 중 190억원만 판매했고, 동부팜한농도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다.
김은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등급이 낮으니 담보부사채를 택한 것인데 그마저도 결과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은 어렵지만 동부로선 달리 대안이 없어 보인다. 동부팜한농이 다음 달 담보부사채 400억원을 추가로 발행키로 한 것도 그래서다. 당장 상반기 중으로 2700억원가량 회사채가 만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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