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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詩]김현승의 '절대고독(絶對孤獨)' 중에서

시계아이콘00분 33초 소요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하던/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그 끝에서 나는 하품을 하고/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내가 만지는 손끝에서/아름다운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내가 만지는 손끝에서/나는 무엇인가 내게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따스한 체온을 느낀다.//(......)


김현승의 '절대고독(絶對孤獨)' 중에서


■ 이 땅의 여성 박근혜는 28세때인 1979년 당시 대통령이던 아버지를 비명에 잃고 의지할데 없는 고아가 되었다. 그리고 34년을 독신으로 살아왔으니, 외견으로만 보자면 고독한 삶이다. 2013년 2월25일 자정 무렵 청와대. 그녀는 아버지를 잃었던 바로 그곳으로 돌아와 첫날밤을 맞았다. 꼬박 열두 시간의 취임식날 일정을 소화한 다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에 든 그는 다소 달라지긴 했지만 오래 전 기억들을 담은 풍경들을 둘러보며 잠깐 감회에 잠겼을까. 사저 마을의 이웃이 선물한 백구를 잠시 쓰다듬었을까. 파란만장을 헤쳐 온 삶의 숨 가쁜 여정을 잠시 돌아볼 때, 꾹꾹 눌러온 마음이 살짝 풀리며 눈두덩이 뜨거워지면서 묵직해지지 않았을까. 마침내 정상(頂上)의 절대고독을 밟고선 그 밤. 부모가 꿈꾼 미래와 자신이 개창할 내일을 겹쳐 그려보며 북악의 봄밤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지 않았을까.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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