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불황속 3분기 실적 발표 앞두고 5명 진퇴 관심집중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증권사의 3분기(10~12월) 실적 발표 시기가 가까워 오면서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대표이사를 둔 증권사 성적표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느 해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어서 누구도 연임을 장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남삼현 이트레이드증권 대표, 노치용 KB투자증권 대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조강래 IBK투자증권 대표, 제갈걸 HMC투자증권 대표 등 5명의 임기가 오는 5~6월 만료된다. 2007년부터 7년째 한국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유 대표를 포함한 대부분이 최소 한 차례 이상 연임에 성공했던 과거를 가진 반면 조 대표는 2011년 취임 후 첫 임기 연장에 도전하게 된다.
실적만 따진다면 지난 2008년 HMC투자증권 초대 사장으로 부임했던 제갈 대표가 연임에 가장 근접해 있다. HMC투자증권은 증권사 4곳 중 1곳이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업계가 부진에 빠진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이뤘다. HMC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4~9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7%, 51.7%씩 증가한 288억원, 21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HMC투자증권이 3분기(10~12월)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97% 이상 급감한 5억61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만큼 향후 실적 추이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2분기까지 부진한 성적표를 냈던 한국투자증권의 유 대표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3분기 실적을 믿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상반기까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씩 감소했지만 3분기에는 일회성 환차익 500억원 등에 힘입어 증권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달성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2007년 3월 대표 취임 이후 매년 연임에 성공해 6년째 한국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증권가 대표 장수 최고경영자(CEO)다.
지난 2009년 이후 3년 만에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는 IBK투자증권의 조 대표는 4분기 실적에 기대를 걸며 살얼음판을 걸어야 할 판이다. 상반기까지 43억원의 영업이익과 35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듯 보였던 IBK투자증권이 3분기에만 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선 탓이다. 결국 3분기까지 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셈인데, 조 대표의 경우 4분기(1~3월) 실적이 당초 예정됐던 1년의 추가 임기 보장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KB투자증권의 노 대표도 상반기까지의 실적만 봐서는 연임을 장담하기 쉽지 않은 처지다. KB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131억8700만원의 영업이익과 102억8100만원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1%, 44.9%씩 감소한 부진한 실적인 동시에 증권업계 전체 평균치와 비슷한 성적이다. 상반기까지 전체 증권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3%, 45.6%씩 줄어들었다.
반면 제갈 대표처럼 2008년부터 이트레이드증권을 이끌고 있는 남 대표는 상대적으로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이트레이드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7.4%, 55%씩 급감하고 매출액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업수익도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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