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규 ]
10년 전에 집을 나와 외지를 떠돌던 60대 정신지체 여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1일 광주 서부경찰에 따르면 정신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A(61·여)씨는 10년 전 전남 함평군 월야면 친정집을 나온 후 가족들과 연락을 끊은 채 홀로 재래시장 식당 등을 전전해 왔다.
A씨는 남편과 사별한 뒤 친정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집을 나와 가족들과 왕래를 하지 않은 채 광주 양동시장에서 상점 청소 등 허드렛일을 도와주고 하루 5000원에서 2만원 상당의 품삯을 받아 생활해 왔다.
전화로 가끔 안부를 묻곤하던 양친마저 모두 돌아가시자 A씨와 형제들은 서로의 소식조차 모르고 10년 세월을 보냈다.
이 과정에 A씨의 정신지체 증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자신을 도와주던 상가 주민들까지 난처하게 하기 일쑤였다.
A씨의 이같은 사정을 딱하게 여긴 양동시장의 한 상인은 A씨의 집을 찾아달라며 지난달 31일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만난 농성파출소 오영석(53) 경위와 정연주(27·여) 순경은 도 A씨의 처지가 안타깝고 답답할 뿐이였다.
A씨가 오랜 세월 홀로 지내 자신의 이름과 나이만 기억할 뿐 고향집을 찾아줄 만한 단서를 거의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
이에 오 경위와 정 순경은 A씨를 파출소로 데려와 옛날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질문을 이어갔다.
다행히 A씨는 오 경위 등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친정집이 있던 지역을 기억해 냈다.
오 경위 등은 이를 토대로 전산조회를 통해 A씨의 친정이 있던 전남 함평군 월야면의 한 마을로 연락을 취했지만 마을 이장도 A씨를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 경위 등은 포기하지 않고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양씨 성을 가진 주민과 가까스로 연락을 취해 A씨를 아느냐고 물었다.
4시간이 넘도록 지역 동사무소와 파출소의 협조를 구한 끝에 연락을 취한 주민은 A씨를 애타게 찾아온 친오빠였다.
A씨의 오빠는 경찰에서 “세월이 너무 오래돼 죽기전에 만나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감사하다”며 수차례 동생을 찾아준 오 경위 등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정선규 기자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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