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실험을 위한 기술적 준비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 군이 대비태세를 3단계에서 2단계로 높였다. 핵실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국지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31일 경기도 연천의 전방 25사단을 방문해 북한군의 동태와 우리 군의 작전상황을 보고받았다. 김 장관은 "북한 김정은이 전면적 대응태세를 갖추라고 이미 지시했고 이에 따라 북한군이 비상대기 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에 언제든 도발이 가능하다"면서 "적이 도발하면 자동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충분히 응징하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사거리 800㎞급 탄도미사일을 신속히 개발해 실전배치하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도발원점이 어디든 일거에 격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사거리 800㎞급 탄도미사일이 빨리 실전배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지난해 미국과 미사일지침을 개정해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300㎞에서 800㎞로 늘렸다.
북한의 핵실험 움직임과 관련해 우리 당국은 주변국과 공조,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을 막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북한의 핵실험에 대비한 안보리 조치 등 대응방안도 주요국들과 협의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안보부처 한 당국자는 "지난해 미사일 발사에 이어 국제사회에 직접 위협이 될 수 있는 핵탄두 소형화라는 목표를 위해 3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술적 준비는 끝났고 정치적 결단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과 미국은 정보자산을 활용해 핵실험 관련 징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연천=국방부 공동취재단ㆍ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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