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지난 추석에 비해 또 올랐네요. 조상님 모시는데 아무거나 쓸 수도 없고, 답답한 심정입니다."
설 명절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온 주부들은 저마다 큰 폭으로 오른 가격을 보고 함숨을 내쉬었다. 설을 앞두고 물가에 민감해진 주부들은 채소며 과일을 하나씩 꼼꼼히 살펴보며, 제수용품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주부 김모(39)씨는 "장볼 때마다 가격이 오르는 것 같다"며 "얼마전에 마트를 다녀갔는데 그때보다 채소나 고기의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김씨가 마트에서 장을 보는 모습을 함께 다녔다. 지난해 9월 추석과 같은 상품을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4인 가족 차례상 기준으로 17만2892원이 나와, 설(16만5230원)보다 7662원 올랐다.
이는 지난해 3차례 태풍과 올 겨울 잦은 폭설과 혹한으로 농산물의 생산량이 감소, 신선식품의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한 설이 다가올수록 일부 품목에서 가격 상승 조짐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조기(마리)는 2790원에 판매하던 지난 추석보다 210원 오른 3000원에 판매됐고, 동태포(1kg)도 100원 이상 오른 7130원에 거래됐다. 탕국용 쇠고기(600g)와 산적용 쇠고기(1kg)도 각각 1만9000원, 3만원으로 뛰었다. 또한 계란(30개)의 가격도 4900원으로 지난 추석에 비해 100원 상승했다.
과일 역시 추석에 비해 설이 비쌌다. 사과(5개), 배(2개), 단감(5개)의 가격은 각각 1만2980원, 2만2250원, 4980원으로 추석에 비해 10% 가량 뛰었다.
이와 함께 대추(400g)와 밤(1kg), 곶감(5개)은 각각 5691원, 6259원, 4950원으로 지난 추석에 비해 1000원씩 올랐고, 고사리(100g), 깐도라지(100g), 숙주(100g)를 비롯해 대파, 마늘 등도 소폭 올랐다.
이 외에도 떡국떡(2kg)의 가격이 7000원에서 9000원으로 2000원 올랐고, 유과(500g)와 약과(1kg)의 가격이 각각 1만1000원, 1만원으로 2500원, 700원 상승했다.
반면 지난 추석에 비해 황태와 돼지고기 앞다리(1kg), 생닭(1kg) 등의 가격은 줄었다. 황태는 3800원으로 지난 추석(4400원)에 비해 600원 떨어졌고, 돼지고기 앞다리와 생닭은 각각 8900원, 4700원으로 1000원, 200원 하락했다.
김씨는 "농산물의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농산물보다는 수산물의 가격이나 가공식품이 올라 장바구니가 무거워졌다"며 "빠듯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모든 제품들의 가격은 오르고 있어 괴롭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대형마트들은 설 서민 물가안정을 위해 과일, 생선, 고기, 두부, 나물 등 핵심 제수용품의 가격을 낮춰, 서민 물가안정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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