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업률 사상 최고인 26.02%,성장률은 -0.6%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스페인도 ‘잃어버린 10년’ 맞이하나.스페인이 실업률이 치솟고 경제성장이 후퇴하면서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약 600만명의 스페인사람들이 실직자이고 청년층은 셋중 두명이 실업자라며 24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스페인통계청은 이날 지난해 4.4분기 실업자는 570만 명으로 직전분기에 비해 36만3000명이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26.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업률이 26%를 넘은 것은 스페인 역사상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한 해 동안 70만 명이 일자리를 잃어 2009년 한해 120만 명이 실직한 이후 연간 실직자로는 가장 많았다.
가디언은 근로연령층이 있는 10가구 중 한 가구 꼴로 밥벌이하는 사람이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통계청(EUROSTAT)에 따르면 스페인 실업률은 지난 해 2월 23.8%에서 꾸준히 상승해 10월에 26.2%로 26%대를 넘은 뒤 11월 26.6%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연말 실업률은 26.5%에 이를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실업률 상승은 주로 공공부문과 서비스부문 인력감축 때문인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특히 청년층이 실업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았다. 25세미만 청년층 실업률은 60%로 역시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남서부지역 청년층 실업은 더 심각했다.카디즈 지역은 평균 실업률이 40%를 기록했고,안달루시아 지방의 청년층 실업률은 무려 65%를 나타냈다.
실업률 상승은 소득감소와 이에 따른 소비지출 감소,생산둔화 등 연쇄파급 효과를 낳아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을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6%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1일 스페인의 올해 성장률을 -1.5%로 예상했다.
분석가들은 실업률 수치는 스페인이 경기침체의 바닥을 치지 못했다는 증거물이라면서 스페인이 ‘잃어버린 10년’에 직면하면서 앞으로 몇 달동안 더 심각한 경기침체를 맞이할 것임을 예고했다.
게다가 유럽연합은 스페인 정부에 재정적자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7% 이상에서 올해 4.5%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연간 300억 유로를 절감해야 한다는 뜻이며, 지출감소와 세금인상으로 경기위축을 더욱 더 부채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정부는 이같은 암울한 전망에도 스페인 경제가 올해 바닥을 치고 나오고 연말이나 내년에는 성장이 재개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페르난도 히메네스 라토레 재무차관은 “지출삭감은 단기로는 음의 충격을 준다”면서 “그러나 최근의 개혁조치로 해고가 쉬워져 결국 일자리 창출을 도울 것인 만큼 사정은 더 덜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호이 정부는 또 올해 예산안에서 97억 유로를 차입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구제금융 요청 필요성을 낮추어 이웃 포르투갈에 가해진 것과 같은 가혹한 조건을 피할 것이라며 기뻐하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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