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대회 출전 수가 적은만큼 더욱 전력투구하겠다."
고교생 국가대표 김시우(18ㆍCJ)에게 2013년은 아주 특별한 해다. 지난 연말 '지옥의 레이스'라 불리는 6라운드짜리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Q)스쿨 최종전에서 공동 20위를 차지해 당당하게 PGA투어 입성에 성공했다. 그것도 역대 최연소 통과 기록(17세5개월5일)을 수립해 '최연소 합격자'라는 엄청난 수식어까지 붙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치러진 Q스쿨 2차 예선을 1위로 가볍게 통과해 골프채널 등 이미 미국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예상대로 타이 트라이언(미국)이 2001년 작성한 기록(17세6개월1일)을 26일이나 앞당겼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는 없는 처지다. PGA투어의 나이 제한(18세)에 걸려 오히려 6월까지 대회 출전이 불가능한 아이러니가 발생했다. 스폰서 초청이 필요하지만 한계가 있다.
PGA투어가 올해부터 시즌을 아예 변경해 10월부터는 2013/2014시즌에 돌입한다는 점도 악재다. 8월말부터는 '플레이오프' 격인 페덱스컵 4개 대회가 진행된다. 결과적으로 7월과 8월에 나갈 수 있는 무대는 고작 6~7개다. 그나마 3월 푸에르토리코오픈(총상금 350만 달러) 초청장을 받아 비록 미국 밖에서지만 일찌감치 'PGA 데뷔전'을 치를 수는 있게 됐다. 여기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야 조금이라도 더 기회가 생길 전망이다.
내년에는 Q스쿨도 폐지된다. 2014년 PGA투어 카드를 확보할 수 있는 상금랭킹 125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배수진'이 필요하다. 김시우 역시 "대회 수에 연연하기 보다는 기회가 왔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마음을 다잡으면서 "실전 같은 훈련을 토대로 나가는 대회마다 올인하는 자세로 경기에 임하겠다"며 각오를 새롭게 했다.
김시우가 바로 6세 때 골프에 입문해 강원도 속초 교동초등학교 5학년 당시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됐을 정도로 '골프신동'으로 주목받았던 선수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곧바로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180cm에 85kg의 다부진 체격에서 출발하는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거리포를 장착했고, 아마추어 신분이지만 국내 프로 무대에서 충분한 실전 경험도 쌓았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김시우에게는 그래도 세마스포츠와의 매니지먼트 계약에 이어 CJ그룹과의 타이틀스폰서 계약으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다는 게 자랑거리다. 3년간 최소 10억원을 넘는다는 후문이다. 연초부터 캘리포니아주 라킨타로 건너가 PGA투어를 대비한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까닭이다. 김시우는 "PGA투어의 수월한 코스 공략을 위해 비거리도 더 늘리고, 트러블 샷 등 고난도 숏게임을 보완하고 있다"며 "기회가 왔을 때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곁들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