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미술관 입주작가 내달 20일까지 그룹 전시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전통적인 프레스코화 기법으로 캔버스에 식물원의 화분과 나뭇잎들을 표현한 그림, 공사장을 배경으로 한 상상화, 먹과 세필로 그린 다양한 손.
OCI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8명의 그룹전시가 열리고 있다. '여덟개의 창'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내달 20일까지 약 40일간 개최된다. 지난해 인천광역시 학익동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해 활동에 주력해온 작가들의 레포팅 전시다.
이들 입주작가들은 이번 전시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비전의 창을 통해 그동안 쌓아온 열정과 노력의 결실을 한 자리에서 펼쳐놨다. 찰나의 무한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정지된 시간’ 섹션에는 김유정, 박종호, 임현경, 조태광 작가가, 끊임없는 움직임과 생성을 표현하는 ‘움직이는 공간’ 섹션에는 김시헌, 유싸무, 윤기언, 이주리 작가가 자리한다.
김유정 작가는 캔버스에 전통적인 프레스코 기법을 차용해 실내 식물원 속 화분들과 나뭇잎, 유리창을 표현했다. 프레스코는 벽에 석회를 젖은 상태로 발라 수분이 마르기 전에 물감을 재빨리 칠하는 방법인데, 김 작가는 캔버스에 석회를 바르고 마르기 전에 긁어내는 방식을 이용했다. 농담을 표현해 사물을 그려내기 위해 먹물이나 백색 돌가루를 석회와 함께 섞어 바르며 총 4단계 공정을 거친다.
OCI미술관 관계자는 "몇 단계에 걸친 고된 작업 과정 속에서 각인으로 만들어지는 형상들은 유한성에 맞선 인간의 치열한 삶의 행위, 장인정신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이주리 작가는 공사장을 배경으로 절단된 신체, 기계, 파편 등을 배치했다. 텅 빈 땅은 작가의 깊은 내면의 요소들로 채워지며, 파괴와 생성이 동시에 일어나는 새로운 판타지적인 공간으로 펼쳐진다. 상상화 계열로, 공사장은 ‘날 것’의 상태로 그 안에는 무의식적인 선과 형태들을 담았다.
유싸무 작가는 전쟁의 고통과 기억에 주목하면서 죽음과 불멸을 탐구해왔다. 영원할 것 같은 것들도 언젠가는 소멸하며, 오히려 영혼 등 비가시적인 것들이 불멸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한다. 그의 작품속에 담긴 게임 캐릭터나 동물 박제는 불멸을 함축하는 모티프다. 이를 통해 영원을 소망하며 자유롭게 유영하는 인간의 영혼과 꿈을 나타냈다.
윤기언 작가는 먹과 세필로 여러가지 손들을 그렸다. 수많은 손이 모여 새로운 형태로 운동성을 강조한 애니매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박종호 작가는 그리는 손, 이젤 등 ‘그리기’ 에 관한 소재들에 집중하는 자기반성적 작업을 이어왔다.
임현경 작가의 작품은 나무, 새 등 전통적인 동양화의 소재와 분수대 같은 도시적인 요소들이 혼재한 풍경화다. 또 삼단화, 천정화의 구조는 종교, 서양적 요소가 가미됐다. 조태광은 주로 나무와 새, 구름 등의 자연물과 풍경을 구글 어스를 이용한 조감도적인 시각으로 표상했다. 드로잉, 회화, 실험애니메이션을 통해 ‘길들여지지 않는 선’이라는 주제를 연구해 온 김시헌 작가의 작품은 신체의 흔적으로, 다양한 매체와 결합하면서 시각의 확장을 유도한다.
문의 02-734-0440~1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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